▲무지개깃발과 국회의사당
청년정의당
여성은 물론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복합차별 역시 문제이다. 여성 혹은 남성으로 보여져야만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성별이분법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트랜스젠더가 일할 수 있는 직장은 한정적이다.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성별이분법을 강요받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안전하지 못한 일자리로 내몰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문제로 인해 수술하지 못하고, 수술하지 못하면 법적 성별정정을 하기 어렵다. 그럼 주민등록번호에 적힌 지정성별로 인해 또다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어떻게든 찾아가는 파트타임 일자리에서도 차별은 마찬가지이다. 배달 일을 하기 위해 찾아간 소셜커머스에서도 남자 줄과 여자 줄을 서라고 하면 거기서부터 막히는 것이다. 일을 구하고도 문제는 지속된다. 커밍아웃을 하지 않아도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직장 동료로부터, 직장 상사로부터 이 사람은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식의 괴롭힘이 도사리고 있다. 간주 차별이 이어지는 것이다.
코로나 초기 이태원 클럽 확진 이후 이어진 성소수자 혐오 정국에서 해당 장소를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들에게 조퇴를 권유했다는 사례들이 심심찮게 들려온 것을 보면, 성소수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성소수자들이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음에도 쉬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없는 이유엔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제쯤 평등하고 안전하게 일하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러한 고용과 노동에서의 차별은 평등하지 못한 모든 구조에서 나타난다. 기사 맨 처음에 소개했던 "아버지 직업이 뭔가요"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질문의 의미는 영업하기 위해 아버지의 직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를 뽑겠다는 의미였다.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를 둔 나로서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고, 그 뒤로 내게는 개인 질문이 단 1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모 공공기관에서 고위급 직위를 가진 아버지를 둔 지원자는 질문을 독차지했다. 그 뒤 그 기업 채용에서 떨어지게 됐고, 그 지원자가 합격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으나 마치 들러리가 된 채 면접비를 받고 나온 나는 이것이 계급 차별인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 문제 역시 놓칠 수 없는 문제이다. 청년노동자들에게는 안전 문제가 가장 삶과 밀접하게 다가온다. 노동 현장에서 안전 점검도, 안전 물품도, 기구도 없이 한순간 산재로 인해 돌아가셔야 했던 고 이선호 노동자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안전하지 못한 구조에 희생되는 노동자분들이 하루에도 최소 7명이다. 평등해야 안전하고, 안전해야 평등하다는 말은 지금 청년 노동자들에게 가장 와닿는 말일 것이다.
청년노동의제로서의 차별금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