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 넘는동안 취미는 야구주말이면 사회인 야구단의 선수로 직접 야구를 즐기는데, 안타치고 온 날은 나와 아들을 번갈아가면 안아 올리며 행복해한다.
김정민
비슷하게 동생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체육 관련 진로를 선택하지 않은 걸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더니 취미로 시작한 수영으로 인명구조자격증까지 땄다. 자격증 교육 때 3미터 깊이의 풀에서 숨은 차고 기운은 다 빠져서 정말 죽겠구나 싶었단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있을 땐 스트레스 해소와 몸매 관리를 위해 요가를 했는데, 지금은 강사가 되어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을 하고 있다. 요가를 하면서는 한동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자꾸 몸을 비틀어서인지 잘 먹질 못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버티며 해냈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한계에 달하거나 열정이 식어가는 순간에 마음을 놓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끈기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가만 보면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습성이 있는 듯하다. 이들은 미래의 거창한 무언가를 바라며 일하지 않는다. 현재 해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글쓰기를 시작하며 배지영 작가님은 모두에게 한 가지 미션을 주셨다. 자신의 글을 모아 책을 내는 것. 그날 밤 나는 책 제목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했다. 좀만 더 나아가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강연회를 다니고, 어떤 사인을 할지 그리고 있을 게 뻔해 더 이상의 상상은 그만두었다. 첫 에세이 한편을 겨우겨우 써낸 후였다.
나는 억지로 예전의 도전들을 기억해냈다. 가장 최근은 아들의 생일에 엄마가 직접 만든 케이크를 맛보게 해주겠다며 베이킹 도구를 이것저것 산 일이다. 생일날 우리는 빵집에서 파는 펭수케이크에 초를 꽂았다. 사실 동생과 비슷한 시기에 나도 수영을 시작했다. 땅 위에서 느낄 수 없는 그 해방감과 운동 후의 개운함에 빠져 매일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열정은 딱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 글을 쓸까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오늘의 이 상황을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하는 흥분감을 애써 모르는 척하려고 한다. 동생과 남편이 그러하듯 좋아하는 만큼 아껴두는 마음을 조금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일수록 오래 즐기고 싶으니까. 내일부터는 어떨지 모르지만 오늘은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지금 쓸 수 있는 한 문장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