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중앙공원의 명물 티하우스태국 작가 티라바니트의 작품인 티하우스는 다실에 영감을 얻어 기울어져 있는 독특한 건물로 제작했다. 평촌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SNS상에서도 꽤 유명하다.
운민
먼저 살펴볼 곳은 한옥을 45도 정도로 기울여서 위태로운 형태로 건축한 일명 티하우스라고 하는 태국 작가 티 라바 니트의 작품이다. 얼핏 보면 공중에 떠 있는 집이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자세로 버티고 있는 듯했다.
작가는 평소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왔고, 그런 맥락에서 전시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관람객에게 제공하거나 전시장을 아파트로 바꾸기도 하는 등 독특한 활동을 많이 했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이탈리아에서도 스테인리스 재질로 정육면체 모양의 티하우스를 제작했다고 한다. 명상의 담소의 공간인 다실을 불안한 건축으로 마무리지었다는 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분명 훌륭한 작품임에 분명하건만 안양시민들은 이런 광경에 익숙한 듯 무심코 지나가는 모습이 더욱 신기하게 다가왔다. 다음으로 볼 작품은 역시 중앙공원 내에 자리한 시간의 파수꾼이라는 작품이다.
세계 각국의 시간을 표시하는 지구 위에 한 사람의 인물을 세우고 한국의 시간을 표시한 시계로 얼굴을 가려놓은 기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시계는 우리를 속박하는 중요한 매개체인 상황에서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예술은 우리 인생에서 필수품은 아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압축적으로 혹은 명쾌하게 보여주며 인생을 고찰하게 해주는 수단이라 생각한다.
당연하게 느껴졌던 삶의 소재를 예술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됨을 보니 나의 작은 세계가 점점 확장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밖에도 범계역 부근의 다양한 색으로 표현된 강아지와 꽃이 인상적인 <헬로, 안양 위드 러브>>라는 작품과 430개의 거울을 엇갈리게 쌓아놓은 10미터의 탑인 <루킹 타워>도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평촌의 예술작품이다.
안양 APAP 홈페이지나 안양파빌리온 등을 찾아가면 평촌신도시 이곳저곳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얻을 수 있다. 거리두기 상황이 좋아지면 안양 예술공원, 평촌신도시에 산재해 있는 작품들의 설명을 듣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으니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오랜 시간 동안 평촌의 작품들을 두발로 직접 걸어 다니며 찾으러 다녔더니 배에 허기가 진다. 음식점을 찾느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범계, 평촌역 일대에는 일명 로데오 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수많은 술집과 음식점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범계역 2번 출구부터 아크로타워 쪽으로 뻗은 '평촌 1번가 문화의 거리'는 500미터가 채 안 되는 길이지만 테마별로 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상가건물이 빽빽하다. 허기짐을 해결하고 나왔더니 어느새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