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공원 내에 위치한 중국식 정원 월화원드라마 보보경심의 촬영지로 알려지게 되면서 월화원으로 가는 사람들이 심상치 않게 늘어났다. 광동성과 경기도의 우호관계로 인해 생겨난 중국식 정원인 월화원은 계절마다 주는 아름다움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운민
수원화성 다음으로 수원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가 어디일까? 수원과 중국의 인연으로 인하여 수원시청에서 가까운 인계동 효원공원의 한 구역에 아름다운 중국 정원을 조성해 놓았다.
몇 년 전 순천의 순천만 정원을 갔을 때, (순천만의 자연 풍광과 순천만 정원의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경관은 아름다웠지만) 구색만 맞춰 놓은 세계정원을 보고 아쉬움을 금치 못했었다. 아무래도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려면 꽃, 나무 등 각종 조경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수원에 조성된 중국정원인 월화원은 그 구성이나 정성이 흡사 중국 현지에 온 듯하다. 다만 조경은 중국의 기후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 점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현지 정원에 비해 손색이 없다. 월화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계동에 위치한 효행공원으로 가야 한다. 수원시청이 있는 인계동은 현재 수원의 최대 업무지구 행정 중심 지면서 주요 상권이 몰려 있는 거리다.
수원시의 중심 동네답게 거리도 구획도 반듯반듯하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전형적인 도회지 풍경인 인계동보단 빨리 공원으로 달려가 그 유명하다는 중국정원을 보고 싶었다. 월화원에 가려면 우선 경기아트센터에 주차하고, 효원공원의 구역을 끝까지 가로질러 가야만 한다.
하지만 효원공원은 수원시청에서 근 거리에 자리한 만큼 수원시의 관리가 정말 잘 되어있는 깔끔한 공원이었다. 중간에 나무를 다양한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토피어리원을 볼 수 있는데, 분재와는 또 다른 형태의 조경이라 신선함이 가득하다.
바로 옆에는 한눈에 봐도 중국식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월화원에 도착한 것이다. 중국 광둥 지방의 전통 양식을 본떠 만들어진 월화원은 2003년 경기도와 광동성이 체결한 '우호교류 발전에 관한 실행햡약'의 내용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전통정원을 상대 도시에 짓기로 한 약속에 따라 2005년부터 중국에서 건너온 전문가 80인의 손으로 지어졌다. 경기도도 광동성 광저우에 있는 월수공원 내 해동경기원을 조성했는데 담양의 소세원을 본떠 지었다고 한다.
월화원 정문에 들어서면 꽃문양의 녹색 유리창이 나 있는 흰색 담장이 가로막혀 있다. 우리나라 원림의 개방성과 다르게 중국정원 특유의 폐쇄성이 짙다. 정원 외부와 내부를 확실하게 차단해서 여기서부턴 확실히 정원 구역이라는 표현을 한 것 같았다.
담장 옆으로 돌아가 미로 같은 길을 통과하면 가운데 조그마한 연못을 중국식의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중심 건물은 옥련당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데, 여기서 접대와 휴식의 장소로 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건물과 여기저기 피어있는 매화꽃의 조화가 정말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