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이희훈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던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DH 측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선 DH의 자회사인 요기요를 먼저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스타트업이었던 우아한형제들이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5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건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성공 신화다. 하지만 두 기업이 한 몸이 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국내 배달 앱 1위 사업자인 배민과 2·3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배달통이 결합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하는 초거대 독점 배달앱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내 배민의 지분율은 55.7%이고, 요기요·배달통 지분율은 각각 33.5%·10.8%이다.
'혁신'이라는 편익과 '독점'이라는 부작용의 경중을 따져본 끝에 공정위는 결합을 승인하되 요기요 매각을 통해 결합 후 시장 점유율을 60%대로 낮추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DH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동 걸린 배민 인수... 소상공인 우려는 여전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을 내걸긴 했지만, 거대 배달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시민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결합을 하지 않은 지금도 독과점·불공정 문제가 심각하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팀장은 "오프라인 기업 간 결합과 온라인 기업 간 결합은 무게감이 다르다"며 "마트 상품을 배달하는 B마트처럼 배달앱이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중개를 넘어 '점주들의 영역'까지 진출하면 장기적으로는 배달앱에 생필품 판매 등 소비 활동 전체가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배달앱의 등장을 혁신으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배달앱이 나타나면서 중소상공인들이 전단지를 붙일 필요 없이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정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게 됐지만, 광고 타겟층이 달라 배달앱 광고와 전단지를 둘다 사용하고 있다"라며 "중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DH 측에 "기업결합 요구에 앞서 지금도 배달앱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 행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배달앱 입점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상생 협의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주호 팀장과의 일문일답.
"덩치 커진 배민, 향후 자체 제품 판매까지 나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