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정누리
그즈음 우연하게 로컬푸드(Local food) 매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각 지역에서 재배된 지역농산물들을 그 지역 내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생산지 수확물이 소비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일반 유통기간이 평균 3~6일인데, 로컬푸드는 평균 0.5~1일이 걸린다. 유통과정이 단축되었으니 보다 싸고, 신선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로컬푸드 매장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것과 지역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 듯한데 내가 간 곳은 후자였다. 들어가자마자 날 당황스럽게 한 것은 상품마다 생산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점이었다. 마치 애장품에 본인 이름을 각인하듯 토마토에 '김철수', 상추에 '김영희'가 적혀 있는데, 대면해본 적도 없는 분들이 내 앞에서 그 채소를 팔고 있는 느낌이었다.
병원이나 미용실을 지나가면서, '자기 이름을 걸고 낸 가게는 믿을 만하다'라고 말했던 어머니의 말씀이 왜 그 순간 머리를 스쳤는지 모르겠다. 토마토와 마늘을 좀 샀더니 이벤트라며 6000원짜리 쿠폰을 주셨다.
옆에서는 마켓 직원이 떡볶이와 순대를 만들고 계셨다. 방금 받은 쿠폰으로 살 수 있단다. 호기심에 먹어봤다. 양념이 제대로 스며든 쌀떡 맛이 참 좋았다. 이것도 지역에서 나온 식재료로 만든 것일까. 백화점 못지않은 깔끔한 인테리어에, 묘하게 구수한 정이 녹아 있는 곳. 시장과 대형마트를 섞어 놓은 것 같은 특이한 플랫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