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1> 6개 종합일간지 4?15총선 관련 보도 양적분석 개요(2/17~4/14)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합평가]
선거보도 비중이 평균 17%에 머물렀다
21대 총선은 '코로나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코로나19 이슈가 선거 이슈보다 주목도가 높았으며 선거 쟁점에서도 코로나19 정부 대응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선거 국면에서 코로나19를 중심으로 진영 대결 양상이 펼쳐졌고 급기야 '차이나게이트'와 같은 허위조작정보도 터져 나왔다. 언론마저 이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며 선거 보도로서의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
2월 17일부터 4월 14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의 보도 2만 3562건 가운데 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보도수는 4천 건으로 총 보도 수 대비 선거보도 비중이 17%를 차지했다. 사전선거운동기간(2/17~4/1)에 2612건(65.3%), 선거운동기간(4/2~4/13)에 1388건(34.7%)의 선거보도가 있었다. 투표가 임박할수록 오히려 선거 보도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시기별 선거보도 비중을 보면 4월 첫째 주 21.5%, 선거 일주일 전 28.4%로 투표가 임박해 가까스로 20%선을 회복할 정도로 선거는 그리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선거보도 비중이 가장 높은 신문사는 중앙일보로 24.3%였고, 조선일보가 19.7%로 뒤를 이었다. 선거보도 비중이 가장 낮은 언론사는 경향신문으로 14.1%를 나타냈다.
비례 정당·공천 논란이 '정책 보도' 압도했다
선거마다 정책 실종 선거라는 지적이 많은데, 여기에는 정책·공약을 의제화하지 않은 언론의 책임도 크다. 이번 총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책·공약 보도는 보도량 자체도 적었지만, 그나마 나온 보도들 역시 정책·공약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공약을 보도할 때 중요한 점은 후보자·정당 간 구체적인 비교평가와 꾸준한 보도, 유권자의 반응과 유권자의 요구를 직접적으로 듣는 것에 있다.
정책 보도는 정책의 타당성과 재원 마련 대책까지 깊이 있게 따져서 헛공약인지 아닌지를 유권자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쏟아내기보다는 꾸준한 보도로 유권자의 관심을 지속시키고 정확한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권자들이 지역에서 희망하는 숙원 사업, 후보자별 정책·공약에 대한 기대와 평가를 듣고 기사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정책·공약'을 주제로 다룬 보도는 530건으로 13.3%에 그쳤다.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기사에 반영하는 '시민질의논평' 보도는 402건으로 10.1%였고, '시민사회여론운동'을 전한 보도가 132건으로 3.3%를 차지했다. 모두 턱없이 부족한 비중이다.
정책·공약 보도나 유권자 목소리를 담은 보도가 모두 10%대 비중에 그친 반면, '선거 전략'과 '공천'이 선거 보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선거전략'을 다룬 보도는 1448건(36.2%)으로 보도 주제별 통계에서 가장 비중이 컸고, '공천' 관련 보도가 645건(16.1%)으로 뒤를 이었다. 공천 관련 보도가 가장 두드러진 신문은 조선일보로 148건이었고 동아일보가 131건, 경향신문이 121건 순으로 많았다.
공정한 후보 선발과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정에 주목하기보다는 공천 결과 이후의 논란을 두고 공천 파동, 선정 잡음을 부각해 부실 공천이라는 프레임을 반복해서 강조한 보도가 많았다. 특히 친문, 비문이라거나 김형오계, 유승민계, 안철수계, TK계, 친박계, 친황계와 같이 진영 논리를 들어 정치판의 혼탁함과 판세를 부각했다.
정부의 무책임 내세운 '보수 언론'
이번 총선 선거 보도에서 과장된 표현, 비난의 수사가 넘쳐났다는 점도 문제가 심각했다. 정치인의 막말을 그대로 인용하더라도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혐오의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언론은 오히려 '막말'을 확대 재생산하거나 비판을 빌미로 더 과한 표현을 썼다.
중앙일보 <김진국의 퍼스펙티브/ 4·15 총선 무엇이 문제인가>(3/19)는 '위장 이혼'(탈당), 가짜 주소지(정당)로 '위장 전입'(입당)하기 위해 '셀프제명'이란 꼼수까지 써서 의원 꿔주기, 공천 뒤집기, 의석 나눠 먹기 한다고 비판했다.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 모두 '야바위판'을 만들고 있다고 썼다.
'도박판 정치', '코미디 정치', '밥그릇 싸움'과 같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과도하게 써서 독자의 비판적 인식보다 냉소 또는 부정적인 인상을 키울 울려가 있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언론·쓰레기 의원이 정권 흔들어... 국회 가면 文 호위무사 되겠다>(3/23)에서 후보자가 말한 '쓰레기 의원이 정권 흔든다'는 표현을 그대로 제목으로 달았다. 중앙일보의 경우 "여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코로나20, 코로나21 재앙이 다시 닥쳐도 중국발 입국자는 여전히 대한민국 도심을 활보할 것이다. 몰려든 중국인 환자를 한국인이 병수발할 것이다"라며 특정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코로나 추경'을 두고도 여·야의 입장이 크게 갈렸다. 조선일보는 '총선용 돈풀기', 중앙일보는 '세금 파티'라고 칼럼에 썼다. 조선일보 <나라빚 눈사태에 깔릴 2030세대가 포퓰리즘에 "NO" 해야 한다>(4/9)는 "코로나 지원금과 총선용 선심 비용을 더하면 국가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조선일보 <文, 연일 코로나 행보... 與 총선 승리가 곧 코로나 승리>(4/8)에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오로지 '코로나'만 강조하면서 경제·안보 등 다른 현안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야권 의견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선거 의식 졸속 '100만 원' 발표, 野까지 경쟁 가세>(3/31), <재난 지원이라더니 하위 70% 혼란 거쳐 전 국민 갈라먹기로>(4/7), <선거가 나라 기울게 만들 수 있다>(4/8), <작년 정부 적자 사상 최악 기록, 눈사태가 시작됐다>(4/8), <총선 며칠 전 450만 명에게 1조 살포, 고무신 선거와 뭐 다른가>(4/10) 등에서 '세수 구멍', '재정 부실화는 큰 위기', '재정 적자에 국가 신용도 강등'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을 이용해 과장된 표현, 비난의 수사, 정부의 무책임을 부각하는 수사가 남발됐음을 알 수 있다.
거대양당만 부각... 정치신인, 군소정당 어디에?
정당이 균형 있게 언급되었는지 정당별 등장 빈도를 비교한 결과 정당을 언급한 3061건(76.5%)의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언급은 2251건(73.5%)을 차지하고, 미래통합당은 2079건(67.9%)을 차지했다. 10건 중 7건은 거대 양당을 언급한 보도였다는 뜻이다.
자유통일·기독자유·자유공화·기독자유통일당이 61건(2.0%), 기본소득당(58건, 1.9%), 대안신당과 미래당이 각 56건(1.8%), 민주평화당 53건(1.7%), 친박신당과 시대전환이 각 44건(1.4%), 가자환경당(39건, 1.3%), 가자평화인권당(35건, 1.1%), 국가혁명배당금당(32건, 1.0%), 한국경제당(22건, 0.7%), 여성의당 17건(1.5%) 등이 등장했다. 여성의당은 경향신문, 중앙일보, 한겨레에만 등장했다.
사진이나 이미지에 등장한 정당별 빈도를 비교해 본 결과 총 1134건(71.7%)의 이미지 중에 더불어민주당이 602건(53.1%), 미래통합당이 607건(53.5%)으로 절반 넘게 차지했다. 거대 양당의 등장이 사진이나 이미지 등장에서 절반을 차지했고, 양당 중심으로 부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이 10건 중 1건꼴로 등장했으나 이외 군소정당 혹은 신생정당은 제대로 이미지를 드러내지 못했다.
자질 검증 보도인가, 흠집내기 보도인가
지역의 개별 정책 의제보다도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같은 중앙 의제가 부각되면서 후보자의 자질 검증 보도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언론은 후보자 자질 검증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흠집내기 검증에 불과한 보도를 내놓았다.
한겨레는 <미래한국 비례대표 7번 "제주 4·3은 좌익 폭동">(4/2)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7번이었던 정경희 영산대 교수가 제주 4·3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표현하는 등 과거 저서와 인터뷰에서 4·3을 왜곡한 발언을 한 바, 당선된다면 국회 교육위원회에 소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역사학계의 우려가 크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 <성차별주의자 공천한 정당들>(4/3)은 여성인권과 성평등이라는 가치에 반하거나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후보자들이 공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시기인 만큼 유권자들에게 유익보도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의 자질 검증의 사례로 <금태섭 꺾은 강선우 미국 대학강의 평가, 거의 낙제점>(4/2)은 강서갑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미국에서 조교수로 재직할 때 낙제점에 해당하는 강의평가를 받았다고 전하는 내용에 그쳤다. <민주 비례 19번 엄마 찬스 논란... 거기에 기름 부은 비례 4번 김홍걸>(3/17)은 김대중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민주당 4번 후보자가 페이스북 댓글을 썼는데 이에 누리꾼들이 "부모 찬스의 원조가 등장했다"고 비판한 댓글을 언급하며 기사화하기도 했다.
[양적분석 결과]
'신천지 내 확진자 발생'으로 10.6%까지 하락, 선거 직전 28.4%까지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