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선 안산역에서 4호선 열차가 떠나가고 있다. 조만간 이 곳에는 수인선 열차도 같이 선로를 공유할 예정이다.
박장식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의 흐름 탓에 본질이 퇴색된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여러 공유경제 플랫폼이 성황을 이룬다. 물품을 사용하는 요금이나 가격을 절감하면서도 필요할 때에는 물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는 여전히 우리 생활 곳곳에 물들어 있다.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한 분야, 기찻길 위에서도 공유경제의 사례가 조만간 생겨난다. '하나의 선로에서는 한 개의 노선'이라는 고정관념을 넘는 것이다. 한 가닥 선로에 두 가지 이상의 노선이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인데, 오는 9월부터 개통할 분당수인선이 4호선의 안산선 구간을 함께 이용하게 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하나의 선로를 여러 노선이 공유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새로운 노선망을 형성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더욱 특별한 점은 이렇게 한 개의 선로를 공유해 여러 행선지로의 노선이 운행하게 될 일이 많아지고, 잦아진다는 점이다.
같은 승강장에서 타는 '사당행', 그리고 '수원행'
오는 9월부터 분당수인선이 전 구간 개통하면 인천에서 안산, 수원을 넘어 분당, 서울까지 한달음에 연결된다. 이미 '마지막 퍼즐'인 안산 한대앞역~수원역 구간은 이미 공사가 끝나 영업 시운전에 돌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공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개통하는 구간도 있다. 시흥 오이도역~안산 한대앞역 구간이 그렇다.
해당 구간은 새로운 선로를 부설하는 대신 지하철 4호선이 운행되는 안산선 전철 구간을 활용하여 운행하게 된다. 12.8km에 달하는 철도 구간을 새로 짓는 대신, 시설은 물론 역세권까지 충분히 마련되어 수요를 노리기 좋은 기존 선로를 빌려 쓰는 셈이다.
현재 안산선에는 4호선 열차가 매일 266회 운행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세부운행계획에 따르면, 한대앞~오이도 구간에서 수인선 열차가 하루 140회 운행되어 널널한 선로용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구간 수인선의 배차간격은 약 15분, 4호선의 배차간격은 7~12분으로 두 노선이 합쳐 4~6분 정도마다 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안산과 시흥 사이를 이동할 때는 열차를 거의 기다리지 않고도 탈 수 있는데다, 인천에서 과천으로 향할 때 수인선을 타고 안산선의 어느 역에서나 내린 뒤 4호선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새로 개통한 수인선을 타러 새로운 역에 가는 대신, 연계교통편이 이미 잘 구축된 4호선의 역으로 향하면 되니 편리하기도 하다.
"나는 서울역 가려고 했는데..." 친절한 안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