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이 '미국과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이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뛰어넘지 않고선 남북공동선언은 단 한 줄도 이행되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공동선언의 본 정신을 외면하고 합의 내용에 있지도 않은 '인도적 지원'이라든지 '개별관광'이라든지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같은 치적쌓기식의 일방적인 요구를 북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이냐 한미동맹이냐.' 이것은 분단해결의 본질적 물음이고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은 선택해야만 한다.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이 더 많이 발표된다고 한들 그것을 이행할 의지가 없다면, 그것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역사적인 선언은 그냥 종이에 불과하게 된다. 6.15공동선언 20년의 세월이 우리에게 그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무엇보다 한미동맹은 남북관계 발전만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인해 주권국가로서의 한국의 위상은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받았는가.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남녘 민중들이 모두 짊어지고 있다. 미국 무기 구매 강요, 주한미군주둔비(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 세균전 실험과 부대운영, 사드배치, 환경오염, 미군범죄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는 최근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이상 한국민들에게 '미국'은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가 아니다. 그 거짓의 역사와 진실, 한미동맹의 민낯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으며 똑똑히 알게 됐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드러난 미국의 민낯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의 방향은 '탈미' '탈신자유주의'다. 이제 우리도 포스트 코르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신냉전체제'로의 전환... 지금 남한에 필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한국형 뉴딜'의 핵심은 '평화'여야 한다. 분단체제로는 그 어떤 대안도, 새로운 미래도 새로운 국가 비전도 나올 수 없다. 무엇보다 미·중을 중심으로 세계는 신냉전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한반도가 또다시 열강들 이권으로 난도질당하며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
역대 모든 남북공동선언들에서 일관되게 밝히는 길은 오직 하나다.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우리민족끼리'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이것이 우리민족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유일한 해법이며 우리의 유일한 미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협의'보다 먼저 남북의 약속이 우선돼야 한다. 남북공동선언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북미간의 중재인 노릇을 하려 한다면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도, 6.15남북공동선언 20년처럼 그저 역사 속에 묻힌 채 죽어가지 않겠는가. 그리고 한미동맹의 이름을 앞세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탈의 역사도 끝내지 못할 것이다. 잘못된 역사는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은 미국에 'NO'(노)라고 말할 때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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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 20년, 이젠 미국에 'NO'라고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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