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김지은입니다>는 당시 미투에 나선 김지은씨가 쓴 책이다. 김지은씨는 안희정 캠프에서 경선을 돕고, 이후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근무했다. 그는 2018년 3월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방송에 출연해 알렸다. 대법원은 2019년 9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성 평등을 지지하는 진보적인 사람, 미투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 책에서 김지은씨는 자신이 안 전 지사의 밑에서 일하게 된 계기, 미투 운동 전후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배경 설명, 안희정 캠프와 충남도정의 직장 문화 등을 진술한다.
그 내용은 사뭇 충격적이었다. 대법원에서 유죄과 확정된 범죄사실과 관련된 안 전 지사의 행보도 문제지만, 김지은씨가 주장한 캠프 시절 분위기 또한 매우 권위적이고 위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성차별적 문화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 안희정의 좌석 옆에 여성들을 앉게 했다. (...)이런 술 문화는 조직 내에 만연했다. 한 참모는 회식 때면 소속 직원이었던 여자 아나운서와 어린 여성 조연출을 옆에 앉히고 술을 마셨다. -본문에서
여성들은 이런 회식을 싫어했지만 막상 제지할 수 있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조직 자체가 매우 권위적이고 무서웠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배죽" 안희정 조직의 회식 자리에서 고위 참모가 종종 하던 건배사다. "조직을 배신하면 죽는다"는 뜻의 이 건배사를 모두가 웃으며 따라했지만, 의미는 뇌리에 새겨야 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조직의 명을 따르지 않거나 먼저 발을 빼면 배신자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서로에게 주입하는 과정이었다. -본문에서
미투 운동 이후 수백 일이 지나 재판이 종료되기 전까지 김지은씨를 향한 인신공격과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고 한다. 증인이 모해위증죄로 고소당하는 일도 일어났다. 그럼에도 저자를 조력하기 위해 함께 근무했던 이들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고, 안 전 지사는 결국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조직 내에서 여성을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하길 바란다. 안 전 지사와 오 전 시장과 같은 정치인의 성범죄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
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김지은 (지은이),
봄알람, 2020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전화해주실 일 있으신경우에 쪽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