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리인생학교 4기 졸업식
꿈틀리인생학교
아무런 목적 없이, 억지로 만들어낸 목표를 향해 달려갔던 고등학교 1년 생활은 나를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게끔 했다. 부모님은 단 한 번도 공부하라고 다그친 적이 없으셨지만, 내가 나 자신을 사회가 말하는 이상적인 인생에 맞춰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꿈틀리인생학교 진학을 추천했던 엄마의 말을 거절했던 나는 1년 후 꿈틀리에 진학하게 되었다. 학교에 대해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그저 나에게서 탈출하고 싶어 바로 자기소개서를 넣고 면접을 보고 자퇴서를 작성했다. 불과 이 틀만에 일어난 이 일이 지금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처음으로 내가 내 인생에서 나를 위해 한 가장 큰 결정이 바로 이 학교로 온 것 아닐까?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마주했던 예비학교 한 주 동안 이 학교는 나를 사로잡았다. 무념무상. 다 같은 칠판을 바라보지도, 선후배 기 싸움에 진이 빠지지도, 경쟁하느라 눈치 보고 거짓말하지도 않는 공동체였다. 다 다른 나이에, 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서로의 얘기를 나누며 신기해하고 공감하고 같이 아파했다.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본 얘기를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이 친구들에게 하는 나 자신을 보며 깨달았다.
"정말 오길 잘했다."
아직 꿈틀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그냥 확신이 들었다. 지금껏 지내왔던 공동체와 달랐던 점은 내가 그 안에서 배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해서,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강화도 라이프, 나를 알아가는 것
학교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배우고 체험해보며 나는 1년 동안 내 진로를 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꿈이었다. 아직 나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로 진로를 정하려 하다니. 지금껏 일반 학교에서는 무작정 대학, 학과, 직업을 선택하고 거기에 나를 맞추려 했으니 당연히 답이 안 나왔을 것이다.
꿈틀리에 입학하고 얼마 후 나의 목표는 진로를 정하는 것이 아닌 졸업할 때 나에 대해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편하게 마음 놓고 강화도 라이프를 즐겼다. 매일 다른 기상 노래를 들으며 비몽사몽 일어나 슬리퍼를 끌고 강당으로 향했고, 선생님들이 출근하시면 달려가 전날 밤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