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이희훈
한국당은 1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로운보수당·전진당 등과의 합당을 결의했다. 또 박형준 위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통합신당준비위(통준위)를 통해 다른 세력과도 합쳐 오는 16일께 신당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황교안 대표는 "오늘은 보수정당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 통합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지금 시민단체(통준위) 주관으로 통합을 하긴 하더라도 대통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지사의 자유통일당이나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 등은 포괄하지 못한 소통합이란 지적이다.
무엇보다 각자의 지분을 인정하는 총선 공천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 TV홍카콜라 >를 통해 "중도보수 대통합 신당을 만들어서 '지역별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지역별 연합공천'은 곧 각 정파의 지분 나누기처럼 보일 수 있다.
"나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소 간의 견해 차이는 있어도 보수 우파라면 그 세력의 몫을 인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
- 그것이 보다 확실한 결합(통합) 방법이란 이야기로 들린다.
"YS·DJ 시절엔 지분공천 안 했나? 야당일 때도 (공천 땐) 비주류 몫이 있었다. 그렇지 않고 혼자 독식하려 하면 통합이 안 된다. 상대방을 인정해서 (같은 당에) 들어왔고, 모든 세력이 다 모이는 데 어떻게 한 세력만이 대표 선수로 나갈 수 있겠나. 그건 통합정신이 아니다."
-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 상대 계파 학살공천이 분열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 당내 다른 세력을 인정 안 할 때 분열되고 당이 무력화 된다. 2007년 경선 이후 친이·친박이 학살공천을 해온 게 결국 보수우파 진영이 무너지는 배경이 됐다."
- 이번 '고향 출마' 논란 때 "황교안 백댄서 하라는 거냐"고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황 대표의 백댄서를 하라는 것, 그것이 서울 강북 출마 요구의 본질이라고 봤다. 그래서 나는 그거는 싫다고 했다. 차라리 정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나는 누구의 백댄서를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홍준표가 꿈꾸는 나라... "난 여전히 공정한 사회 추구"
결국 황교안 대표 측이 자신을 차기 대권경쟁의 경쟁자로 인식해 고향 출마를 막고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요구했단 이야기다.
홍 전 대표는 고향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 고향을 '풍패지향(風沛之鄕)'을 만들겠다"고 차기 대권도전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풍패지향은 중국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고향을 일컫는 말로 제왕의 고향을 의미한다.
- 황교안 대표를 향해 '이렇게 당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며 수차례 비판했다. 황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그리고 보수의 리더십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황 대표의 리더십 문제는 내가 거론하지 않겠다. 어떻게 보면 당내 차기 (대선) 경쟁자이기 때문에 리더십 운운은 적절치 않다. 지도자의 덕목을 얘기할 때 나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혜안이 없는 지도자를 만나면 나라도 불행해지고, 당도 불행해진다. 그 정도로 리더십 문제는 정리하는 게 옳겠다."
- 국회의원 홍준표는 '반값아파트법'과 '원정출산방지법(국적법)' 등을 발의하면서 개혁보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파의 스트롱맨' 이미지가 강하다. 변한 이유가 있나.
"나는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 공평한 사회를 추구하다. 반값아파트법을 통해 구현하고 싶었던 서민정신을 잊은 적이 없다. 모든 정무·정책 판단의 중점은 국익이다. 스트롱맨은 나라가 위중하니까 조금 추진력 있는 사람이 나서는 게 좋겠다고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극좌 인물 중에서도 스트롱맨은 있다. 그건 스타일의 문제다. 때가 되면 다 바로잡힐 수 있다고 본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 2022년 대선에 출마할 건가.
"이번 선거를 치러봐야 되겠죠. 이번 선거가 예선 아닌가. 정치를 하다 보면 누구나 다 나라를 한 번 경영해보는 게 꿈이다. 2022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지금 예선을 뛰고 있는 거다.(웃음)"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말 한 언론사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 진영 대권주자 2위를 차지했다. 대안신당은 '윤 총장을 정치검사로 호명하는 조사'라고 비판했는데.
"그건, 국민들이 윤석열 총장을 정치인으로 본 게 아니라 잘못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로잡는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 아니냐. 우리 야당에선 뚜렷한 인물이 부각 안 되고, 윤 총장이 지금 정권과 사실상 싸우고 있는 형국이니 그렇게 판단한 건데 그걸 두고 '정치검사'라 하면 안 된다. 그런데 여론조사 하는 사람들 좀 이상하다. 무슨 탤런트 경연대회도 아니고. 국회의원 나올 때도 얼굴 좀 멀끔하게 생기면 그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고 찍어주는 잘못된 관행이 있다. 이미지 정치는 밑천이 드러나면 무참히 무너진다. 내가 보건대, 윤 총장은 (정치 행위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자기 권한을 행사하는 거다."
20년 동안 가장 큰 뉴스는? "대통령 탄핵... 죽을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이제 그만풀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