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우와 일본외세에 저항하여 싸웠던 동학의 최제우 교주 동상을 일본 향나무들이 빽빽하게 에워싸고 있다.
추연창
이와 관련 한국의 민중종교사상을 연구한 유병덕 교수의 견해이다.
이 운도(運度)는 우주 흥망성쇠의 자연이법에 의한 것이다. 자연적 운도에 의하여 천지가 변화하는 주기는 이렇게 된다. 만년에 크게 한번 변하고 천년에 중(中)으로 한번 변하고 백년에 적게 한번 변하는 것은 천운(天運)이요, 천년에 크게 한번 변하고 백년에 중으로 한번 변하고 십년에 적게 한번 변하는 것은 인사(人事)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적 주기적으로 운도는 변화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또 성한 것이 오래가면 쇠하고 쇠한 것이 오래면 성하고 밝은 것이 오래면 어둡고 어두운 것이 오래면 밝나니 성쇠명암(盛衰明暗) 이것은 천도의 운이요, 흥한 뒤에는 망하고, 망(亡)한 뒤에는 흥하고, 길한 뒤에는 흉하고, 흉한 뒤에는 길하나니 흥망길흉 이것은 인도의 운이라고 해월은 말한다.
천운에 따라 우주의 성쇠와 흥망이 되풀이 되고 있으며, 이 운의 도수에 따라 인간사의 변화가 이룩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주석 6)
최제우의 '후천개벽론'은 일종의 혁명사상이다. 선천의 낡은 세상을 뒤엎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변혁론이다. 다만 그것이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라 우주의 주체인 사람이 하늘의 운수를 받아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개척하는 길이다. '시인천'이요, 무극대도의 길이다.
한말의 난시국을 맞은 최제우는 조선왕조의 시운이 다 되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개벽을 주창한 것이다. "아니라 이 세상은 요순지치라도 부족시오 공맹지덕이라도 부족언이라"(「몽중노소문답가」)하고, "유도불도 누천년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교훈가」)라고 적시하였다.
최제우는 한말의 암담한 시국을 맞아 깊은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개벽론을 펴고 민족사적인 경장을 바랐다.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자식이 자식답지 못하다."(「몽중노소문답가」)라고 비판하고, "이 근래에 오면서 온 세상 사람이 각기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천리(天理)를 따르지 않고 천명(天命)을 돌아보지 아니하므로 마음이 항상 두려워 향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동경대전』 「포덕문」)면서 효박한 세상의 변혁을 시도하였다.
주석
5> 이돈화, 「천도교창건사」, 47쪽.
6> 유병덕 편저, 『한국 민중종교사상론』, 123쪽, 시인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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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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