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1980.5.27
연합뉴스
어찌되었을까 그는
두 손이 묶인 채로
어스름 저녁 쓸쓸히 그러나 당당히
어디론가 사라져 갔는데
무슨 죄를 그리도 많이 졌기에
데리고 가는 사람들도
말을 못하게 입을 막았다
세월이 흘렀고
우린 그 사이에
아이도 낳고 책도 내고
더러는 죽기도 하고
여러 십년 목숨 부지하는 일이나 해왔는데
잡혀가 혼백으로 떠도는 그대를
가끔씩 생각하게 되는구나
할 말 못하고 쓰러진 그대를
다소곳이 떠올리는 이런 날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이냐.
- 김규동, 「자유를 위해 그는」, 상반부.
광주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부상입히고 체포ㆍ납치하고 시신들까지 빼돌리는 만행을 저지른 계엄사는 5월 28일 상오 "계엄군이 광주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으나 극렬한 폭도들에 의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조짐을 보여 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군을 투입하게 됐다"고 황당한 담화를 발표했다.
계엄사는 또 이날 하오 광주사태에 대한 2차 발표에서 계엄군 투입과정에서 무장 폭도 17명이 사망했고 295명을 검거, 보호 중이며 계엄군도 2명이 순직, 1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계엄사의 뻔뻔스러운 발표는 광주를 두 번 죽이는 짓이고 가짜뉴스였다.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이어 5월 31일 광주사태로 민간인 144명, 군인 22명, 경찰관 4명 등 모두 170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127명과 군인 109명, 경찰관 144명 등 모두 38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히고, 기간 중 모두 1,740명을 검거, 1,010명을 훈방하고 730명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