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을 정말 기억 못할 수 있다며 옹호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 채널A <정연욱의 쾌도난마>(12/30)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은 보수적인 박근혜 정권을 지켜주지 못했다. 오히려 몰락을 재촉했다. JTBC의 태블릿 PC 보도는 최순실 국정농단 실상을 국민들에게 실감나게 알렸다. 또 JTBC의 세월호 보도 역시 반(反)박근혜 정서 확산에 상당히 기여했다.
TV조선 등이 '세월호 주범=유병언' 등식을 퍼트리려 애쓰고 있을 때, JTBC는 세월호 보도에 주력했다. JTBC는 세월호 보도가 더는 새롭지 않을 때도 계속해서 톱뉴스로 올렸다. <권력과 언론>에서 박성제는 "JTBC는 계속 매일 톱뉴스로 중계차를 보내 세월호 상황을 업데이트해주고 전 국민의 관심을 그쪽으로 이끌어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종편 중에서 JTBC 하나만 보수 몰락에 기여했다고 볼 수는 없다.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종편 채널들도 기여한 측면이 없지 않다. 다른 채널들의 경우에는, 이명박이 기대했던 바를 이뤄내지 못함으로 보수 몰락에 기여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선정적인 종편 뉴스를 많이 보다 보면 선거 때 보수정당 후보를 찍기가 쉬워질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그 효과는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미미하다고 한다.
2017년에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제17권 제8호에 수록된 언론학자 이승엽·이상우의 공동논문 '종합편성채널의 뉴스보도 시청률과 보수 정당의 선거 득표율 간의 관계'가 바로 그 연구다. 종편 뉴스 시청률이 보수정당 득표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 논문은 이렇게 말한다.
"종편이 도입된 초기인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종편 메인뉴스의 시청률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간에 새누리당 후보 득표율 변화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종편 출범 1년 뒤인 2012년 대선에서 종편 뉴스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걸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종편 개국 3년 뒤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는 종편 뉴스 시청률이 높은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위 논문은 "제6회 지방선거에서, 종편채널 메인뉴스 시청률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간에 새누리당 득표율 변화(18대 대선과 비교)의 차이는 0.071%p(TV조선), 0.051%p(채널A), 0.162%p(JTBC)로 매우 작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예시하면, TV조선의 경우에 시청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18대 대선에 비해 새누리당 득표율이 0.66% 오르고 낮은 지역에서는 0.05% 감소했다. 이전 선거에 비해 0.071% 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청율이 높은 지역에서 새누리당 득표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크게 의미를 둘 만한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종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2016년 20대 총선에 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학술 논문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위의 이상우 연세대 교수가 방송문화진흥회에 제출한 '종합편성채널 시청률이 보수 정당의 선거 득표율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가 바로 그것이다. 종편 뉴스를 많이 시청한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제19대 총선 득표율과 제20대 총선 득표율이 어떻게 나왔나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다.
"제20대 총선에서 보수 성향의 보도 비중이 높은 TV조선과 채널A의 메인 뉴스를 많이 시청하는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의 득표율이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제19대 총선에 비해 0.4%p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 뉴스를 많이 보는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득표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그 수치가 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종편 뉴스가 한국 정치 보수화에 실증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2016년 연말에 보수정권이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이명박 정권이 의도했던 역할을 종편이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는 종편 뉴스가 선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지만, 적어도 촛불혁명 이전까지는 그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4대강에서처럼 종편 정책에서도 이명박은 실패했던 것이다.
종편이 한국 정치의 보수화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종편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는 그들이 한국 사회를 보수화시킬 능력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 같은 정치적인 데서 자기 역할을 찾지 말고, 건전한 쪽으로 자기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을 낳아준 이명박에게 '배은망덕'해야만 종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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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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