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2일 도로 공사현장에서 차량 소통을 책임지는 '신호수' 체험에 나섰다.
신영근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신호수를 하면서 2시간이 지나도록 앉아있지 못했던 것으로, 요령이 없던 필자로서는 사서 고생한 꼴이다. (경력자들은 차량 소통이 뜸 할 때는 앉아 있기도 한다)
계속 서 있던 필자의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픈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름 다리운동 등 스트레칭을 통해 풀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한층 여유 있는 '신호수'에 충실했다.
오전에 욕먹은 생각을 되뇌며 대형트럭 기사들에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마음으로, 안전봉을 흔들며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기사들도 경례나 목례, 손을 흔들며 화답을 했다. 오전보다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했지만,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어느덧 모든 일이 끝나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필자에게 "오늘 초짜치고는 정말 잘했다. 덕분에 일이 큰 사고 없이 잘 끝났다"며 "내일(13일)도 또 나올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동참하게 된 '신호수', 작은 역할이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자신이 맡은 역할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일이 끝난 지금 필자의 두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종일 노동 현장에서의 '신호수' 체험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현장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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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신호수' 도전, 힘들었지만 소중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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