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카페와 꿈틀자유학교의 만남쿠키만들기는 신청자가 너무 많아 오전, 오후로 나뉘어 진행했다. 한 팀이 쿠키를 굽는 동안 다른 팀은 작은 방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안은성
우선 마을카페 운영위원들과 의논해 꿈틀 아이들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짰다. 10년간 취미로 도예를 해 온 운영위원의 도자기 만들기, 지역아동센터 미술강사로 활동 중인 운영위원의 오방팔찌 만들기, 제과·제빵에 일가견이 있는 꿈틀 졸업생의 쿠키 만들기. 이렇게 세 개의 프로그램을 매주 오전마다 진행하고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오후엔 애니메이션 관람과 자유롭게 책을 읽는 일일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을 함께 돌보기 위해 일정마다 두 명의 엄마가 아이들을 픽업하고, 먹거리를 챙기고 뒷정리를 도왔다. 여름방학 동안 열 명에서 열다섯 명 정도의 아이들이 매주 마을카페를 찾아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오후까지 놀다 갔다.
방학이면 소모임이 쉬고 주민들의 발길이 뜸한 마을카페로선 아이들의 북적거림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꿈틀 학부모들은 더운 날씨에 아이들이 밖에서 고생하지 않고 시원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았다.
느슨한 관계망의 힘
이렇게 물꼬를 튼 연대 활동은 그해 가을, '따뜻한 사람들의 네트워크(아래 따사넷)'로 이어졌다. 몇 개의 공동체가 진행하는 강좌를 공유하는 방식의 마을학교였다.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함께 성교육 강좌를 열고, 대안학교 학부모들과 함께 1박 2일간 네트워크 워크숍을 다녀왔다. 청년 공동체가 진행하는 청년대학 강좌를 마을카페에서 열기도 했다.
마을카페를 거점 삼아 따사넷 활동을 하면서 여러 번의 회의와 강좌가 열렸고 네 번의 웹진을 발행했다. 그리고 이웃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마을탐험대를 꾸리고 마을지도를 만들었다. 학교밖 청소년들과는 '우리도 카페 만들어볼까'라는 주제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하며 경기도 마을카페 사례조사 연구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