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문화가족에 대한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27일 오후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당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연합뉴스
차별적 언사를 거르는 법을 몰랐던 현병철이 잊히고 있는 지금, 그보다 더한 발언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 5월 11일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충격을 주었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해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로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그가 다문화가족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이 600여 명이나 있는 자리에서 '잡종강세'라는 말을 하고 이들을 '(그저 손쉽게)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깎아내렸는지 의아하다.
정 시장의 발언은 한 달이 한참 지난 후에야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그런데 논란 이후 한 언론에 밝힌 그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말을 쓸 수 없어 (잡종이라고) 했다."
정 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튀기'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수많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보듬지 않았고, 애초부터 태어나서는 안 될 존재인 것처럼 차별했던 뼈아픈 역사를 모르는 모양이다.
그는 '예쁘고 똑똑하다'는 말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을 대상화하며,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 물든 순혈주의 추종자임을 드러냈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지닌 그에게 동두천에서 국어 선생을 했던 김명인 시인의 <동두천>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우리들은 제 상처에도 아플 줄 모르는 단일 민족
이 피 가름 억센 단군의 한 핏줄 바보같이
가시같이 어째서 너는 남아 우리들의 상처를
함부로 쑤시느냐"
말 한마디로도 상처를 후빌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이 무섭다. 세상이 변했다면서 여전히 아픈 상처를 후빈 정헌율은 현병철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②편 <난민포비아 부추기는 언론, 의도된 "아니면 말고">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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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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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정헌율은 현병철보다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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