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리도 아프리카 해설
GREAT MAPS
아프리카 부분에 대한 언급이 특히 인상적이다.
"항해가 가능한 희망봉 해역이 그려져 있고… 여기에서 아프리카는 당시 어떤 서양의 지도보다 더욱 정확하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실제로 아시아의 항해가들이 (서양인보다 먼저) 아프리카 대륙을 빙 둘러 항해했음을 말해 준다."
이 대목은 깊이 음미할 만하다. 왜냐면 우리가 여태 배워온 세계역사의 상식을 교란하고 허물어뜨리는 뇌관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15세기 말 희망봉 해역 탐험을 비롯한 대항해를 통해 '지리상의 대발견'을 이룩했다고 우리는 배운다. 지구촌 모든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이제 그러한 서양중심의 세계사는 15세기 초의 강리도로 인해 더 이상 지탱될 수 없게 됐다. 바꾸어 말하면, 강리도의 아프리카지도는 서양 중심주의로 인해 수면 아래 빙하처럼 가려져 있는 다른 문명권의 웅숭깊은 역사를 증언하는 시각적 문헌인 것이다. 이 대목을 간과하면 강리도의 진가를 놓치고 만다.
강리도의 진가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
서양 연구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강리도는 서양보다 앞서 '지리상의 대발견'을 선취했던 주역과 문명이 따로 있었음을 말해 준다. 그들은 누구였는가? 어떤 문명권에 속했는가? 이 질문은 바로 강리도 아프리카 지도의 원천은 어디인가? 서양인가? 중국인가? 몽골인가? 이슬람인가?
2세기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서 연구하고 저술했던 프톹레미의 지리학과 세계상을 아랍은 9세기에 받아들여 발전시켰고, 서양은 뒤늦게 15세기 초에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양 갈래로 나아갔던 서양과 아랍의 지도에 나타난 아프리카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어느 것을 막론하고 바다로 둘러싸인 역 삼각형의 아프리카 모습을 그리지는 못했다. 아래 지도에서 보다시피, 아프리카 남단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지 않거나, 둘러싸여 있더라도 오른쪽으로 과도하게 휘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