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 소득 없이 끝난 뒤 현재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지금 상황을 보면, 미국 쪽에서 강경 발언들이 조금 나오고 있죠. 그렇지만 저는 완전히 판이 깨졌거나, 결렬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일종의 휴지기 같은 느낌이죠.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를 당장 진전시키기는 어렵지만, 북미간 솔직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예를 들어 연락사무소 문제도 의견 접근을 했잖아요. 저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를 굉장히 긴 과정으로 본다면 이번 회담은 완전히 판이 깨진 게 아니고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는 차원으로 해석합니다. 크게 보면 하노이 회담은 넘어가야 할 산이죠. 그리고 (이번 회담을 통해) 서로간 입장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합의를 못한 걸까요, 아니면 안 한 걸까요?
"합의를 못 본 건 맞죠. 하노이 회담까지 오는 과정에서 북미간 실무 차원의 합의문은 만들어졌다고 봐요. 그건 우리가 '스몰딜'이라고 말하는 단계적이고 동시행동에 따른 단계적 접근으로 정리가 됐다고 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안을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단계적이고 동시 행동에 따라서 스몰딜을 하는 게 하나 있었고, 또 하나는 북한과 미국이 전체적인 걸 합의할 수 있는 안을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코언 청문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북미가 (하노이 회담에서) 어정쩡한 합의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돌아가면 국내 비난 여론이 코언 청문회와 연결돼 부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부담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개의 안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미국이 원래 빅딜을 원한 걸까요? 아니면 단계적 합의를 하려다가 빅딜로 간 걸까요?
"과거엔 빅딜을 생각했죠. 북한 비핵화가 전체적으로 이뤄져야 미국이 줄 수 있는 게 가능하다고 본 것 아니예요? 그러나 실무회담을 해오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 부분 현실을 직시한 측면이 있죠. 그러면서 단계적이고, 동시 행동에 따라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리면서 보수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합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보수여론을 받아들이는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럼 보수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편승할 것이냐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지만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으로 보수여론을 의식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현 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3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을 판단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갈등의 반복, 김정은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