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른 비파 이파리들여러번에 걸려 그 말린 비파 잎들을 작게 작게 자른 모습입니다. 좀더 잘라야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작고 곱게 자를 생각입니다.
권성권
내가 직접 차로 만든 방법은 그것이었습니다. 크고 튼실한 비파나무의 이파리들을 따서 하얀 솜털을 닦아 줬습니다. 그 뒤 1주일간 그것들을 응달에 말렸습니다. 촉촉한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은 감촉으로 알 수 있었죠. 그것들을 이제 한 잎 한 잎 가위로 중간에 자르고, 또 양쪽으로 잘게 잘랐습니다.
드디어 오늘 그것들을 사무실에 있는 장작난로 위의 냄비에다 넣고 덖어보았습니다. 불이 올라오는 게 약해서 그랬을까요? 잘 덖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직접 가지고 올라가서 부엌에 있는 프라이팬 위에다 올려놓고 다시금 덖었습니다. 그랬더니 스멀스멀 녹차 향기가 올라오면서 훨씬 진한 빛깔로 덖어졌습니다.
그쯤이면 되었겠다 싶었습니다. 이제 잘 덖은 녀석들 중에서 네 닢 정도만을 커피포트에 넣고 물을 부어 끓였습니다. 그리고는 3분 정도 지나 컵에 부었습니다. 와우! 그 빛깔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맛과 향기가 꼭 보이차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년 전에 아는 분이 보이차를 선물해 줬는데, 그때 맛본 그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그 끝 향기가 훨씬 개운하지 않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