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추석 전날 풍경. 귀성객으로 붐비는 서울역 광장.
연합뉴스
1950년대 이후 산업화로 늘어난 도시민들이 설날과 추석을 전후해 고향을 찾게 된 것이 명절 수송의 시작이다. 1954년에는 명절 수송을 위해 기존 열차에 객차를 더 달았고, 이듬해부터는 명절에만 운행하는 특별열차 등의 운행이 시작됐다. 평소보다 승객이 늘어 기존의 완행열차로는 수요를 받지 못하자 특급열차 입석표를 팔고, 그마저도 열차 출발 전에는 표를 구하기 어려운 일이 많았다고 한다.
비극도 있었다. 1960년 설날 이틀 전인 1월 26일, 서울역에서 출발해 목포로 가는 완행열차의 개찰 직후 계단에서 31명이 뒤엉켜 압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역에서 한 량당 80명을 실을 수 있는 열차인데 200개씩 표를 팔았고, 개찰이 늦어지면서 승객들이 개찰구에서 무질서하게 뛰어나갔던 게 원인이었다.
1985년에는 설날 당일이, 1989년부터는 설·추석 명절을 포함한 3일이 모두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명절에 귀향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 명절 열차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당시 철도청은 명절 전용 창구를 예매 가능하도록 지정한 역 광장에 마련했는데 엄청난 행렬이 이어졌다고 한다. 턱없이 부족한 열차 표는 암표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수요가 많은 열차의 경우 당일 암표상들이 두세 배에 이르는 웃돈을 주고 파는 것이 적발되어 즉결심판을 받는가 하면, 철도청 직원이 암표를 무려 500여 표나 직접 공급한 것이 드러나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1979년 추석에는 철도청 직원을 협박해 암표를 공급받은 한 조직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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