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이바구길의 상징 '초량동 168계단 모노레일'이 산복도로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모노레일은 어느새 부산의 주요 관광지가 되었다.
박장식
모노레일은 지역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기도 하지만, 그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관광명소가 되기도 한다. 모노레일 자체가 갖고 있는 특유의 탁 트인 시야 때문이다. 모노레일인 대구 3호선이 대구의 명물이 되고, 일본 오키나와의 '유이레일'이 오키나와를 찾는 이들이 꼭 타보는 열차인 것, 그리고 국내의 각 지자체에서 관광 모노레일을 운행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경사형 모노레일도 그러한 사례가 있다. 부산 동구 168계단 모노레일이 그렇다. 1950년대 피난민들이 정착한 부산 초량동의 168개의 계단을 두세 번씩 쉬어가며 오르내리던 부두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관련 전시관, 체험시설이나 전망대 등이 마련되어 168계단 모노레일의 개통과 함께 사람들의 큰 인기를 끌어냈고, 현재는 부산의 대표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되었다.
서울시 내의 계단에서도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경사형 모노레일이 설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해방촌 108계단은 일본인들의 거주지로 시작하여 외국인들이 살기 시작하고, 다시 한국인들의 '핫플레이스'가 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형태로 전망대나 전시관 등을 마련하면 주민 편의도 잡고 시민들의 볼거리도 잡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셈이 된다.
다만 '주객전도'가 문제될 수 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모노레일이 관광객들로 인해 설치하지 않았으니만 못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약자나 장애인이 많이 거주하여 가장 먼저 필요한 지역에서 먼저 도입하거나, 지역 주민 외에는 교통카드 등으로 요금을 내는 지불 시스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심야버스'가 시간 이었다면 모노레일은 공간 이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