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암에 걸리기 전의 행복한 나들이.
김광민
아내가 암 진단을 받았다
병명은 염증성 악성 유방암. 희귀성 암 중의 하나로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재발률이 높은 암으로 3기 말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아이들은 이제 겨우 다섯 살과 세 살. 처음 찾아간 병원에선 희귀성 암이라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더 큰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처음엔 상피내암, 다음엔 침윤성암, 최종적으로 악성 유방암으로 밝혀졌다. 아내의 병명이 커질 때마다 불안감도 덩달아 커졌다.
수술을 했더니 암세포가 림프절 11개로 전이됐다. 환자의 상태가 예상보다 악화된 사실에 의사도 놀랐다. 항암 치료가 추가됐다. 만일, 아내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면…. 남편은 연옥과 지옥을 오갔다. 악몽 같은 1년이 지나갔다. 지난 6월 초, 병원을 찾았다. 암 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가 눈물을 흘렸다. 영문을 모르는 두 아들이 엄마에게 물었다. 아내가 아이들을 껴안고 또 울었다.
"엄마 왜 울어?"
사선에선 벗어났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아내는 호르몬 억제제를 10년간 복용해야 한다. 6개월 치 약을 처방받고 집에 돌아와 약 보따리를 쌓아놓고 생환 기념사진을 찍었다. 남편이 아내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아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자신은 아내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남편과 삶이 힘들어도 옳은 길로 가자는 아내는 삶을 낙관한다. 비관할 이유가 없다. 부채야 살면서 갚으면 된다.
"가슴 한 쪽을 도려내고 나서야… 1년에 걸친 항암치료를 하고서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졌다. 앞으로도 10년간은 약물을 복용해야 하지만 지난 1년에 비하면 10년 약 먹는 게 뭐가 문제이겠나."
위기청소년 출신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