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지상여객서비스지부 노조 조합원들과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등이 9일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의 '갑질 경영'으로 발생한 '기내식 대란'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희훈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시아나항공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지상여객서비스지부 및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등 아시아나항공 직원뿐만 아니라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민간항공운수노동자 전략조직사업단도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부 직원들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적지 않은 인천공항 이용객들도 이들의 기자회견에 관심을 보였다.
김학동 아시아나항공노조 노동안전부장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경영진의 자세는 어떤가, 기내식 대란으로 발생된 책임을 승객과 직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라며 "이번 문제는 노밀에서 시작됐지만 회사는 그동안 부당한 취업규칙 개정과 단체협상을 요구해왔다, 경영진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직원의 희생만을 강요해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회사에 전화하면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항공 누구누구입니다'라고 전화를 받는다, 박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사회적으로 지탄받지 않는 기업이 아름다운 기업이다"라며 "그 기자회견에서 박 회장은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의 낙하산 논란과 관련해) '지탄받을 경우 단호하게 교체하겠다'라고 했다, 지금 온 국민이 박 회장을 지탄하고 있는데 박 회장은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상직 직원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혜진 아시아나지상여객서비스지부장은 "저희는 아시아나항공 옷을 입고 근무하지만 실상은 하청 파견직이다, 비용 절감과 각종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우리를) 기본급 102만 원 받는 비정규직으로 간접고용하고 있다"라며 "이번 노밀 사태뿐만 아니라 연착·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때면 승객들과 가장 가깝게 일하는 저희가 온갖 폭언과 욕설에 노출되는 게 부지기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며 감정노동을 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소모품 취급을 당하고 있다, 퇴사율이 50%에 이른다"라며 "그마저도 인원이 충당되지 않으면 하루 14시간씩 초과 근무를 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일하는 사람만 바뀔 뿐 열악한 근무환경은 바뀌지 않는 악순환의 반복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노밀 사태가 사전에 인지됐음에도 우리에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라며 "우리가 하는 일은 분노한 승객들의 폭언과 욕설을 듣는 욕받이가 되는 것뿐이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