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안철수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유성호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은 더 하지 않았나."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18일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재기 가능성을 묻는 진행자의 말에 위와 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한 번 패하고, 안 하고 이 자체를 가지고 결정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보고, 본인이 얼만큼 노력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마 김철근 대변인이 정병국 의원의 비유를 이어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좀 더 신중할 필요는 있지 않았을까. 최소한 한국 지역주의의 그 깊은 골을, 그 피해의 산물들을 좀 더 사려 깊게 고려한 뒤에 비유를 들 수도 있지 않은가. 그 비유가 본인의 깊은 속내에서 우러나온 신념과 철학이라면 말릴 도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사실 정병국 의원이 노무현의 비유를 들었을 때만 해도, 안철수 전 대표의 입지를 우호적으로 전망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 전개되는 양상은 악화일로다. 3등이란 성적도 충격이었겠지만, 수치와 각종 하마평들은 더 최악이다. 지방선거에서 나온 안 전 대표의 득표율 분포는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 안철수를 지지했던 지지자들마저 떠나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안철수의 책사였던 이들도 '정치 은퇴'를 조언하고 나섰다. 만약 안 전 대표가 부산과 같은 '험지 출마'를 선택했다면, 분위기는 또 달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안철수는 '바보 노무현'이 아니지 않은가.
이와 관련, 안 전 대표가 앞장선 '공천파동'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여전히 '험지 출마'를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이 위원장은 안 전 대표를 "먹고 살 걱정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정치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렇게 조언했다.
"제가 안철수 후보의 지금 정치적 상황이라면, 부산에 가서 밑바닥부터 완전히 훑고 싶을 것 같다. 먹고 살 걱정 없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과제고, 전 그랬을 때 안철수 대표는 살 수 있다고 본다." 25일 바른미래당의 새 원내대표로 김관영 의원이 선출됐다. 각종 논란성 발언으로 유명해진 이언주 의원을 제친 결과다. 칩거 중인 안 전 대표와 유승민 공동대표를 뒤로 한 채, 새출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당을 위해서도, 보수의 개혁을 위해서라도, 김철근 대변인은 제대로 된 사과부터가 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그 정도 얼토당토않은 비유로는 유권자들은, 국민들은 현혹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우치시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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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노무현' 주장한 김철근, '장하성 논평'부터 사과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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