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터무니없는 오보들 인용 보도한 <뉴욕타임스>. 북한에 대한 무지와 고정관념이 강한 미국은 한국 보수언론의 북한보도에 영향을 받고, 이는 다시 미국의 북한 고립 정책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뉴욕타임스
첫 번째,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리 터무니없는 보도를 해도 책임지지 않는다. '안보'에 거품을 무는 언론사 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주적'을 면밀히 살피고 경계해야 한다면서 그에 관해 부정확한 정보를 거리낌없이 전하는 것은 자국민을 위험 속에 빠뜨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현송월 총살' 기사는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도 인용되며 미국인들의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거짓이라도 동원해 북한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키는 것이 '반공의 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 왜곡된 정보가 미국의 '북한 폭격' 여론을 조장하는 데 한몫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이중으로 한국인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더구나 처참하게 총살당했다면서 그 망자의 '섹시 댄스 영상'이라며 사진과 동영상을 싣는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는 보수언론이 말하는 '안보'가 어떻게 천박한 상업주의와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믿을 만한 해외 언론사는 '정정보도(Corrections)'란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인쇄판에 이름 표기 하나, 숫자 하나 틀렸어도 인터넷판 기사 하단에 그 사실을 정정해 보도하고, 그 내용을 '정정보도' 페이지에 올려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 1월,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공연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조선일보>가 대서특필한 제목은 "'북한판 걸그룹' 이끄는 현송월, 엷은 미소에 강렬한 눈빛 눈웃음"이었다. 하지만 앞의 '총살' 기사 두 편은 지금까지도 아무런 정정보도 없이 웹사이트에 걸려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한 것이다.
모두가 눈으로 확인한 오보조차 책임지지 않은 언론이, 현재와 미래의 확인하기 어려운 오보를 책임지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독자와 시청자들은 이런 무책임한 언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이들의 북한 관련 보도는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것이다.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앞에서 <조선>으로 대표되는 수구언론의 행태를 살펴봤지만, 왜곡된 보도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곡 보도가 미칠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더 이상 이런 짓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대안으로 철저한 '감시와 처벌'을 제안한다.
뉴스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다. 구체적 정보원을 밝히지 않은 채, '전문가,' '고위 관리 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위가 '단독', '속보', '충격' 따위와 같이 등장하면 '가짜뉴스' 취급하면 된다. '뉴스'는 확인된 정보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출처 불분명한 소식은 애초부터 뉴스가 아니다. 예를 통해 살펴보자.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송월은 지난 20일 음란물 취급 혐의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현송월이 지난 17일 체포돼 3일만에 공개 총살됐다고 전했다."한국 언론이 불필요하게 익명 인용을 남발하는 악습을 가지고 있지만, 위 <조선> 기사는 정보의 중요성에 비해 출처가 매우 빈곤하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알려졌다. 소식통은... 전했다"로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실명 없이 '~닷컴'이나 '인터넷뉴스팀' 따위의 바이라인이 달려있다면 '이중 경고등'으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