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의 종류에 대해 묻는 문항(복수선택 가능)에 대해 학업 전반을 위한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진수인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182명의 응답자 중(복수 선택 가능) 129명이 학비(등록금, 책값 등)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그 뒤로 식비 77명, 주거비 65명, 교통비 41명, 가계사정 39명 순이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의 다수가 기타 응답란에 대체로 학비를 학업 수행에 필요한 제반 비용으로 이해하는 답변을 제시하여 응답자 과반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제반 비용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문의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각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K씨는 "지원 범위가 편협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래와 같이 답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대학생의 상당수가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다. 이들 학생들이 돈을 어디에서 쓰겠는가? 서울에서 쓴다. 이는 서울시의 재원으로 들어가는데, 그렇다면 서울시는 주민등록상 서울 출신인 학생들 뿐 아니라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을 위주로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원 방식 역시 현재 국가장학금으로 상당부분 경감되는 등록금보다는 생활비 쪽에 좀 더 지원을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J씨은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을 통해 상당부분 경감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 장학금은 지원 대상이 너무 편협하다. 물론 지자체 규모에 따른 지원 가능 예산이 있는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걸 차라리 등록금보다는 생활비 쪽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G씨는 생각이 달랐다. "지원 절차가 복잡하고 지원 대상이 편협한 것은 사실이다. 홍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 해당 부분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가장학금을 통해 등록금의 상당부분이 경감되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정도만 해도 국가에선 충분히 할 만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생활비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가나 지자체가 모두를 구제할 수는 없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결국 자기 형편에 따라 생활해야하는 것인데 그걸 무리하게 손 벌리고 또 벌리는 대로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해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수혜자 우선의 지원정책 마련과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하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 정부, 지자체, 학교의 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묻는 문항의 기타 란에 개인의 의견을 적은 한 응답자는 "필요한 것은 수혜자인데 정작 관 중심의 정책 설계로 인해 수혜자의 목소리나 학업 일정 등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휴학생의 문제는 당사자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상기 인터뷰와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휴학생의 문제는 비단 휴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휴학생이라는 존재는 사실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은 약자라고 봐야 해요. 법적으로는 성인이라 어느 특정 기관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신분상으로는 학생이지만 학교를 쉬고 있으니 학교에서도 사실상 방기하다시피 하고. 집에서 도움받자니 죄송하고, 늘 학력과 스펙의 콤플렉스 속에서 경제정책이나 교육정책의 직격탄을 맞는 대상이니까요."J씨는 휴학생들의 처지를 위와 같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휴학생의 문제란 곧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내비치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설문과 인터뷰에 응답한 경희대 학생들은 이 문제의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이들은 모두 일단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했다.
"이 문제는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벌이라는 게 곧 얼마나 좋은 곳에 많이 취업시키느냐 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시점에서,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휴학해서 준비하는 학생들, 즉 학교의 아웃풋과 직접 관계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서 검토 후 지원을 해 줘야죠. 예컨대 공무원 시험이면 응시 과목과 관련 있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해 준다던가. 그렇게 학교의 아웃풋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연스레 학벌 콤플렉스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겠고요." (G씨)"대학생 주거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관이 지나치게 표를 의식하고 있어요. 이 부분에 있어서 해당 지역 투표권이 없는 대학생이 절대 을의 영역에 있는 것이죠. 관에서 해당 부분을 좀 더 책임감 있게 접근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지역 주민들의 사회적 의식의 영향이 크죠. 그리고 휴학 중에 학생들이 풀어지기 쉬워요. 이 부분은 학교에서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관리해줬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학교로 돌아올 학생들이잖아요. 학생 관리 능력도 학교 수준을 결정하는 한 요인이라는 걸 학교가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K씨)설문에 응한 학생들 역시 휴학 요인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묻는 코멘트 란에 '휴학생은 죄인이 아니다. 휴학생들을 다그치거나 동정하기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의 청년으로 응원해주었으면 한다'라던가, '학기에 따라 들을 수 있는 강의의 제한을 없애서 복학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생활비 지원을 통해 좀 더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가질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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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돈 없어 쉬는데... 휴학생이 '죄인'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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