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0시, 대전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소속 회원들이 배재대학교 이승만 동상 앞에서 대학 측에 동상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심규상
집회 도중이었다. 누군가 사회자 앞으로 다가왔다. 배재대총동창회 임원이었다. 그가 항의했다.
"왜 (이승만) 동상을 세운 총동창회와 상의도 없이 철거 시위를 벌이나?"
배재대 이승만 동상은 이 학교 1987년 3회 졸업생 명의로 처음 세웠다. 같은 해 학생들이 6월 항쟁 과정에서 철거했다. 수년 후 학교 측은 동상을 다시 세웠다. 철거 시위가 계속되자 자진 철거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인 건국 60주년 행사를 벌이자 대학 당국과 총동창회 명의로 동상을 또 세웠다.
총동창회 임원 중 한 명이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열을 향해 '동상의 주인은 총동창회'라고 밝힌 이유다. 여기저기서 항의와 야유가 터져 나왔다.
"나도 총동창회 회원이다. 누가, 어떤 절차를 밟아 세웠나?" (배재대 졸업생 유병천씨)
"사랑하는 모교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이승만의 동상을 누가 세웠나. 철거가 옳은지, 보존이 옳은지 총동창회를 소집해 토론해 보자." (배재대 졸업생 김상기씨)
"부끄러운 줄 알아라."( 시민단체 회원 C씨)
해당 총동창회 임원은 다른 사람에 이끌려 자리를 떴다. 시위에 참여한 50여 명의 시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철거이유 명백하다. 배재대는 이승만 동상을 자진 철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