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호텔을 나서고 있다. 정 실장은 김 부위원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북미대화와 남북정상회담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또한 북한 대표단은 문 대통령에 이어 남측 정부 당국자에게도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실장과 남관표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단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정의용 실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주변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그러한 노력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네 차례 이상 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한달에 한 번 정도 직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왔고, 이를 통해 두 정상 간에 확고한 신뢰가 구축됐고,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 왔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의용 실장이 '한반도 정세에서 이러한 토대가 중요하다'라는 점을 김영철 단장에게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북한 대표단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평가... 북미대화 용의 여러 차례 밝혀"이에 김영철 단장은 "문재인 정부의 그러한 노력을 평가한다"라며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라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이 북미대화 의사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대표단은 전날 평창의 모처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에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특히 당시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남북대화의 확대와 진전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남북관계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하자 북한 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라고 호응한 것이다.
다만 김영철 단장의 발언 중 "여러 차례"의 의미가 불명확하다. 남북대화 어느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그 부분이 공개적 발언인지, 물밑접촉인지는 명확하지는 않다"라며 "양쪽의 가능성이 다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보다는 '(북미)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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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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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북한 대표단에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까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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