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김성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북한 선수단의 동계올림픽 참가는 개최일을 불가 한 달도 남기지 않고 급박하게 결정되었다. 그간 공들인 정부의 성과이기는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우리 선수와의 단일팀 구성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자마자 '평양 올림픽'이라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평창도, 올림픽도 사라지고 북한만 남았다'며 비난을 시작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19일 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은 올림픽 헌장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국제적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의원의 이 같은 모습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북한의 참가를 희망하고 남북경기에서 단일기를 흔들어 응원하던 때와 비교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 행동이다.
일촉즉발의 북미관계.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현실에서 북한의 참가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올림픽 정신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남북 모두가 박수를 받아야 할 일이다.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자 미국, 중국,러시아, 프랑스 등이 환영의 뜻을 표했고 EU, UN, IOC 등 국제기구에서도 올림픽 정신의 위대한 진전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자는 국제적 염원을 두고 평양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논란을 키우는 건 자유한국당 뿐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 때문인지 북측은 29일 밤 갑자기 금강산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경제가 나빠야 여당 표가 떨어지고 야당이 잘 된다'던 15년 전 나쁜 버릇을 여전히 못 고치고 있는 모양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 연이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재난 체계가 이렇게 허술한가라는 비판은 물론 정부는 무엇을 했냐는 비난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야당이라면 응당 국민을 대변해서 정부에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두 화재 사건에서 보여준 모습은 국민의 대변자 역할이 아니라 정부를 물어뜯어 정치야욕만 챙기려는 얄팍함이었다.
제천 화재가 있은 후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의 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다가 소방관 증원 반대와 지난 9년간 무엇을 했느냐는 시민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 시민을 특정정당 지지자로 칭했다. 밀양 화재 분향소를 방문한 홍준표 대표는 유가족에게 소방법을 반대해놓고 여기를 왜 왔냐는 항의를 받았다. 항의에 직면한 홍 대표는 '민주당 사람이 여기도 있네' 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피했다.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닮아도 너무 닮았다. '당신들도 책임자'라는 국민들을 향해 한치 머뭇거림도 없이 자유한국당 반대세력으로 규정해 여지없는 적의를 드러내는 저급함,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참담한 화재 현장에서 유족들 위로만 하는 게 대통령 역할이 될 수 없다'며 김성태 원내대표는 "쇼통과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정권,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일면 맞는 말이다. 대통령의 역할이 유가족 위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래서 대통령 취임 후 첫 추경예산에서 경찰관·재난안전요원 4500명 증원을 요청했다. 자유한국당은 이 인원을 2575명으로 줄여 추경을 처리했다. 화재 현장에서 대통령이나 정부 관료보다 야당 정치인에게 더 큰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자유한국당은 그 이유를 생각이라도 해 봤을까.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을 눈물쇼라고 하지만, 어느 대통령이 유가족과 손 맞잡고 울어 본적 있는지 되묻고 싶다. 분향소 문도 열기 전 세월호 유가족도 아닌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안전한 나라를 약속한다며 카메라 앞에 섰던 박근혜 전 대통령, 쇼라면 이런 게 쇼가 아닐까?자신의 경남도지사 임기 중 화재 인명 사고가 한건 이외에는 없었다고 사실조차 왜곡해 정부 책임론을 부풀리는 것이 전형적인 정치쇼가 아닐까?
대통령의 눈물을 쇼라고 비난하기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재난 예산 축소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고,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를 역임하고 편법으로 보궐선거를 막아 권한대행체제를 유지시킨 과거부터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해난사고를 이용해 집권한 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