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항쟁 평화기념관 위패 봉안소제주 4.3항쟁 평화기념관에 위치한 위패 봉안소. 4.3항쟁 희생자들의 위패가 보관되어 있으며 희생자들의 영령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박찬우
제주 4.3항쟁의 유족들 중에서는 이 평화 기념관에 오는 것이 고통이라고 표현한 분도 있으셨습니다. 정작 유족들은 용서하지 못한 이 억울한 역사를,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되지 않은 역사를 기념관이 용서하겠다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사건이든 화해와 용서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3항쟁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유족들의 심정을 반영하지 못한 평화 기념관은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번 기행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단선단정, 미군정 체제를 반대하고 통일된 한반도를 간절하게도 원했던 제주도민들이 당한 그 억울함을, 그리고 그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우리가 4.3항쟁에 대해 잘 알고 있지도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그리고 앞으로는 이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극복하고 국민들이 주인되는 세상 즉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배웠습니다.
2017년 우리는 1700만 촛불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적폐를 청산하였습니다. 매주 추운 날씨에도 광장에서 모여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주인되는 세상, 국민주권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정말로 적폐를 청산하고 국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깨닫고 다시 생각하면서 밝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