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브로 제공
처음 모집할 때 낯선 어른들에게 경계심을 드러내던 아이들이 지금은 멀리서 '노란 후드티'를 알아보고 달려와 안기는 것도 꽤 익숙한 풍경이 됐다. 어린 자식을 학대하는 '못된 부모들'의 뉴스가 튀어나오는 시대에 이 정도면 '이웃사촌의 부활'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그들이 변하는 모습을 접하는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논다는 것은 나눔을 공유한다는 것인데, 아이들이 워낙 외아들, 외동딸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함께 노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게임 규칙 때문에 싸우는 경우도 꽤 있구요."(채진백)동네 놀이터들을 워낙 섭렵하다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에도 눈이 트이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놀이터의 문제점이랄까? 아이들에게는 스릴과 모험을 찾는 욕구라는 게 있는데, 지금의 놀이터들은 너무 안전하고, 심하게 얘기하면 '보기만 좋은' 놀이터 일색이에요. 우레탄 같은 소재로 안전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는데, 아이들이 별로 재미를 못 느끼게 만들어진 셈이죠. 미국·유럽의 놀이터는 약간 위험하게, 아이들이 계속 놀아도 질리지 않게 만들어졌어요. 우리나라 놀이터는 미끄럼틀, 철봉, 시소 등등 놀이기구의 목적은 분명한데 재미가 없어요."(김은주)시스브로는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에 만들어져 모래놀이터 등을 갖춘 상원어린이공원을 새로운 유형의 놀이터로 예시했다. 어른들을 위한 체육시설에 비해 아이들을 위한 공공놀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곧바로 "아이들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이렇게 놔두진 않겠죠?"라는 말이 나왔다.
동네마다 키즈카페가 있고, 시간당 1만 원 안팎의 돈을 받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서비스업체들이 늘어나는 대도시에서 시스브로는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도 매우 특이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활동의 공익성을 인정받아 광진구청의 마을공동체 공모 사업, 성동구의 청년도전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 NPO지원센터의 비영리스타트업 쇼케이스에서 '탑 5'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스브로가 계속 존속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노는 비용을 청구? 어떻게 설명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