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스타트업 ‘위에이블’ 송덕진 대표와 직원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역을 찾아 장애인이 지하철을 탈 때 엘리베이터 위치를 몰라 헤매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하고 있다.
유성호
예를 들어 구글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업소의 출입문 폭을 120cm로 규정하고 있지만, 위에이블이 파악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폭 120cm 문을 가진 가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위에이블은 '80cm 이상만 돼도 가게를 드나드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장애인이 가기 편한' 업소는 우선 진입턱이 없어야 하고, 자동문이면 더 좋다고 한다. 여기에 휠체어가 드나들 만한 너비의 출입구가 있는 화장실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지만, 세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을 찾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를 장애인들이 드나들기 편한 구조로 바꾸는 작업은 주인이 추구하는 '영리'와 어긋날 때도 많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맛집' 주인들을 인터뷰해보니 "장애인이 문 앞에 와도 일부러 문을 열어주지는 않겠다", "다른 손님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답변을 왕왕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국의 장애인이 한국 여행을 와도 80, 90%가 서울에 주로 머물기 때문에 서울의 정보가 중요하죠. 그래서 전수 조사를 해서 서울의 장애인 친화형 업소 지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했어요. 그런 정보는 말 그대로 발품을 팔아야 얻을 수 있는데, 그런 일은 돈이 안 되거나 열정만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위에이블이 처음 선택한 성수동-뚝섬-서울숲 일대는 과거 공단에서 '카페 거리'로 바뀌고 있는 지역이다. 지하철로 오기 편하고, 새로 문을 연 식당이나 카페가 많고,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최근에야 주목받는 곳이기 때문에 거리의 정취를 즐기려는 장애인들이 찾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일일이 전수 조사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갈 곳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결정 장애'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10, 20곳 정도만 알아도 장애인들이 믿고 찾기에 충분하다는 게 송덕진 대표의 설명이다.
반면, 서울 망원동·홍대입구 일대는 식당들의 규모가 비교적 작고, 계단이 많아서 적당한 업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전했다.
15개 대학 동아리와 협업, 올해 내에 '서울 정보' 앱 출시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