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11 미얀마 난민 앞에서 축사를 하는 마웅 미얀마 대사. 그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하성
미얀마와 태국 국경에 위치한 메솟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온 미얀마 난민 카렌족의 카렌어학당 개소식 및 연극 공연이 11일 오후 인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지원한 여러 단체와 기관장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으나 그 중 '뚜라 땃 우 마웅' 미얀마 대사가 눈길을 끌었다.
2015년부터 3회에 걸쳐 한국에 입국한 카렌 난민들은 로힝야 난민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정부의 지속적인 탄압을 받고 난민 생활을 이어온 터라 미얀마 대사의 방문이 반가울 리 없다.
이날 행사는 미얀마 카렌 민족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카렌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통문화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행사를 주관한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대표 이병철)을 비롯해 김상길 부평구 부구청장, 채보근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이민통합지원센터장 등 내외빈과 카렌족, 자원봉사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병철 대표는 "카렌 난민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하려면 한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특히 이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켜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번 카렌어학당 개소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마웅 대사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않았다.
마웅 대사는 "대사가 이런 자리에 오면 안 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는 같은 형제이기 때문에 왔다"며 "오늘 행사에 참석하느라 두 가지 일정을 취소했지만 미얀마와 헤어지는 카렌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렌 여러분과 우리는 이제 같이 살지 않지만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기를 바란다"며 "카렌 여러분이 한국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고 또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든 미얀마 대사관에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