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2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 ‘각국의 충격적인 오보사례’편
JTBC
지난해 한 TV프로그램은 '최악의 오보'로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를 꼽기도 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전원구조 오보의 영향을 뛰어넘는 보도는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단원고 유가족들은 지금도 '전원구조 뉴스' 보도를 보면 눈물을 짓는다.
참사 당일 단원고 강당에서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소식에 환호하며 안도했던 그들. 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직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무사한 아이들을 데려올 생각만 하던 그들은 진도에 거의 다 도착해서야 구조가 거의 다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했다. 그 절망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가족, 미수습자들과 온 국민들의 몫이 됐다. 있을 수 없는 오보는 왜 일어났고,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됐던 것일까.
반복적 '전원구조' 보도, 11시 전 "탑승객 바다로 뛰어내려" 전원구조 오보는 2014년 4월 16일 MBN(11시1분7초께), MBC(11시1분26초) SBS(11시2분12초), YTN(11시3분58초께) 순으로 자막 형태로 보도됐다. KBS는 오전 11시26분10초에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자막을 내보냈다. 자막 보도에 이어 KBS를 비롯해 대다수 방송사들은 앵커와 기자의 멘트로 "단원고 학생이 전원 구조된 것으로", "다행히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공식적인 집계로는 모두 구조됐다"는 보도를 이어갔다.
참사 발생 초기 스튜디오의 앵커나 기자들은 제대로 된 상황을 알기 어려웠고, 고작 몇 줄의 간단한 내용이 적힌 리포트만 들고 몇 시간씩 특보를 진행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팩트 없는 멘트가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SBS는 11시 19분, MBC는 11시 24분, MBN은 11시 27분 오보를 정정했지만, 이미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후였다.
타사보다 늦은 시각에 전원구조 오보를 낸 KBS. 그러나 정작 희망적 분위기를 만들며 전원구조에 대해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KBS였다. 10시 12분 '선내방송 "침몰임박…탑승객 바다로 뛰어내려야"'이라는 엉뚱한 자막을 내보낸 이후 10시 19분 '190명 구조', 10시 20분 '120여명 구조', 10시 26분 '190여명 구조' 등 실제 상황과 전혀 다른 구조인원수를 보도하였다.
10시 37분에는 해경 항공기 부기장을 연결해 '대부분의 인원들은 출동해있는 함정, 지나가던 상선, 해군 함정,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조가 된 상황'이라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세월호 구조 다그치던 해경 항공기, 왜 25분만에 돌변했나). 10시 42분 스튜디오의 기자는 "190명까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방금 이△△ 부기장 이야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조된 것으로 보인다 추정하고 있구요"라는 소식을 전하였다. 기자와 앵커는 반복적으로 '거의 다 구조'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10시 46분 '해군 "탑승객 전원 선박 이탈…구명장비 투척 구조 중"'이라는 자막이 방송에 나왔다. 이후 '전원 선박 이탈', '전원 탈출' 자막이 지속적으로 보도되었다.
이처럼 전원구조 오보 이전인 11시 전부터 대다수 방송사들이 희망적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SBS도 10시 4분께 '인명피해는 없고…구명조끼를 모두 입고 있어'라는 기자 멘트 이후 '470여명 가운데 190명은 확실히 구조', ' 방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바다에 뛰어들라는 선내 안내방송이 나온 직후 대부분의 승객들이 선박 밖으로, 즉 바다로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목포해경 연결>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 들었습니다' 등의 보도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