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내 조리실(영양팀)의 한 직원이 환자들에게 배식을 하기 위해 배식차를 끌고 병실로 향하고 있다.
심규상
충남대병원 조리실 직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오랫동안 지속해 온 배경에는 이를 당연시하는 잘못된 조직문화가 굳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 조리실 내부 직원이 병원장에게 개선을 호소하는 글을 보냈지만, 당시만 해도 병원 측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최근 병원 측은 사과와 함께 원인 파악 및 근원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병원 조리실 직원들의 아침조 출근 시간은 오전 5시 반인데도 많게는 10년 이상 최소 수 년 동안 한 시간 빠른 4시 반 출근을 해 왔다. 또 휴식시간도 없이 일해 왔다.
<관련 기사: "앉아서 밥 먹는 게 소원" 충남대병원 조리실 직원들의 호소 >이 같은 잘못된 근무 관행이 지속돼 온 이유는 무얼까? 병원 관계자는 "조기 출근 관행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 당연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부 진단을 통해 좀 더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리실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은 "쉴 시간도 없고 '너무 힘들다'고 여러 차례 하소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유가 없다 보니 직원들도 신경이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일터가 아닌 전쟁터였다"고 그 간의 실상을 전했다.
그런데 지난 6월 초, 한 직원이 이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익명의 편지를 충남대병원장에게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A씨는 충남대병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 편지를 보면 A씨는 익명이지만 자신이 조리실 직원임을 밝히며 "적은 인원으로 환자 배식을 해 오랫동안 새벽 4시 반 출근을 강요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선 자세로 10분 만에 밥을 먹고 화장실도 눈치를 보며 가야 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특히 A씨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쉴 틈 없이 바둥대며 근무하고 있다"며 "사무실(해당 부서)에서는 이를 알면서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영양팀은 환자 식사를 책임지는 곳"이라며 "정확한 출퇴근과 하루 한 시간 휴게시간이 지켜지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 "잘못된 관행 바로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