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발행되는 생활광고지 구인 란에는 해당 병원의 환자식 배식보조를 구하는 광고가 늘 실려있다.
심규상
대전에서 발행되는 생활광고지 구인 란에는 해당 병원의 환자식 배식보조를 구하는 광고가 늘 실려있다. 직원들은 "그만두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명의 한 직원은 "하루 만에 그만두는 사람은 물론 출근 4시간 만에 힘들다며 울고 가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병원 환자가 줄어들면 직원을 줄이는 탓에 근무 환경은 나아지지 않는다. 직원들은 조별로 4~5명 정도만 확충되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5. 병원 측 "상황 파악해 개선하겠다"충남대병원 영양팀 관계자에게 '왜 새벽에 한 시간 먼저 출근하게 하느냐'고 물었다.
병원 관계자는 자체 실태 파악 후 기자에게 "대다수가 새벽 4시 반에 출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원들이 한 시간 먼저 출근하지 않으면 시간상 제때 일 처리를 하기가 버거워 일찍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 출근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관행으로 정착된 것으로 병원에서 강요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당장 15일부터 출근 시간이 확실하게 지켜지게 하겠다"고 답했다. '아침, 점심을 서서 십 분 만에 먹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업무의 숙련도와 집중도가 낮은 일부 신규 직원의 경우 서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휴게시간이 정확히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철저한 업무분석을 통해 인력 충원은 물론 초과근무수당 지급 등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6. 여전히 남는 의문들병원 측은 '개선하겠다'면서도 오랫동안 뒤틀린 관행으로 노동자들이 받아온 피해와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 개선방안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의문도 여전히 남는다. 하나는 이 같은 부당한 노동행위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해 왔는가에 대한 점이다. 병원 측은 그동안 이런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었길래 노동자들이 아무 말 없이 이를 감수한 것일까 하는 의문들이다.
다른 하나는 근로감독 기관인 대전지방노동청의 역할이다. 왜 그동안 이를 바로잡지 않은 것일까? 이후 기사에서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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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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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밥 먹는 게 소원" 충남대병원 조리실 직원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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