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급행이 잘 정착된 사례에 꼽히는 일본의 게이큐 전철. (CC-BY-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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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행은 '열차만 넣는다고' 되는 게 아냐급행은 완행만을 운용하는 초보적인 시스템과는 다르다. 급행이 완행을 따라가다가 추월하지 못한다면 급행이 아니고, 급행이 완행을 여러 번 추월한다는 데에서 사고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추월, 대피 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같이 따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경인선처럼 선로를 더 깔 수도 있고, 9호선처럼 역에 완행열차가 대피할만한 선로 공간, 급행열차가 추월할만한 선로 공간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급행과 완행이 오가기 쉽도록 같거나 비슷한 승강장에 완행과 급행을 배치하고, 급행을 추가 도입할 때 필요한 열차를 구매하거나, 급행 운행에 투입되는 기관사를 교육시키는 것이 하드웨어적 인프라이다.
소프트웨어적 인프라는 철도의 신호 구간을 줄이거나, 자동운전을 도입해 정차나 출발, 승하차시간을 줄이는 것을 포함해 시간표를 더욱 슬기롭게 짜는 등이 포함된다. 철도의 소프트웨어적 신호를 향상하게 되면, 복선 철도에서 반대 방향 선로로 열차가 추월하거나, 완행선로와 급행선로를 '칼치기하듯' 이리저리 오가며 빈 선로만을 달리는 특급열차도 도입할 수 있다.
이렇듯 급행의 확충이 실질적인 시민 편의로 다가오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데에는 시스템의 확충 없이 급행을 '끼워넣을 수 있는 한' 넣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에는 철도 시설 개선에 인색한 예산 문제가 가장 크다 할 수 있고, 인프라의 확충 없이 성급한 공약의 이행 역시 문제라 할 수 있다.
급행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프라 확대가 필수이다. 그간 지하철이나 도시철도를 지을 때 이러한 대피선이나 추월선로에 들어갈 예산을 아끼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현재 6호선, 7호선 등에서 급행을 도입할 때 진통을 겪고 있다. 지금 건설되는 철도에서만이라도 대피선이나 추월선로를 필요한만큼 투입하는 것이 급행 운행을 늘릴 수 있고, 열차 운용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