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터넷 소설 <향전간향후전(向前看,向後轉)>과 유행어 <향전간향후잠(向?看,向厚?>
출처:바이두
중국사람은 소설 제목 <향전간향후전>의 중국 발음 '시향치앤칸, 시향호우치엔'과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를 사용해 소설 제목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원래 소설 제목 <향전간향후전(向前看, 向後轉)>을 해석하면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과거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중국사람들은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를 사용해 <향전간향후잠>(向钱看,向厚赚)으로 바꿔 '돈만 바라봐야 돈을 번다'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연애소설 제목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른 엉뚱한 단어로 바뀌어, 전혀 다른 의미로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과거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의미의 인생 철학 소설 제목이 '돈만 바라봐야 돈을 번다'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처세술 유행어로 바뀐 겁니다. 지금도 이 유행어는 중국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사람이 얼마나 금전 본위의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제 이렇게 금전 위주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중국사람이 돈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상대방의 효용 가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어떤 한국사람은 중국에서 바가지를 쓰지 않고서는 물건을 사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같은 가게에서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가게주인이 한국 사람에게는 2만 원, 중국동포(조선족)에게는 1만 5000원, 중국사람에게는 1만 원에 판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국말을 중국사람처럼 아주 잘하는 한국사람은 이 가게에서 같은 물건을 8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중국사람은 같은 물건이라도 사러온 손님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합니다. 손님이 중국어를 못하는 한국사람이란 것을 알면, 한국사람이 다른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물건값을 높게 부릅니다. 마치 한국에서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음료수 가격이 산 아래보다 비싼 것과 같습니다. 이 경우 한국사람은 다른 가게를 찾아 헤매는 비용보다, 이 가게에서 바가지를 쓰는 게 차라리 효율적입니다. 중국말을 못해서 다른 가게를 쉽게 찾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동포와 중국사람은 이 가게에서 물건을 8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말을 못 하는 한국사람은 '중국동포는 1만 5000원에 물건을 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중국동포와 중국사람은 한국사람의 부탁으로 물건을 사주느라 시간과 노동을 소비했으니, 당연히 중간에서 수고비용 7000원을 챙깁니다. 한국사람이 영수증을 원한다는 걸 아는 중국동포는 실제 물건값보다 비싼 영수증을 얻기 위해 가게 주인에 별도 비용을 지불하느라 물건값이 비싸졌을 것이고, 중국사람은 수고비를 챙기고 한국사람에게 '그 가게는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더라'고 말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금전 본위로 살아가는 중국사람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이익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은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동의 대가이지, 남을 속인 게 아닙니다.
글을 마무리짓기에 앞서 물건값은 상황과 여건에 따라 항상 변할 수 있다는 중국 옛날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목숨값 관련 한국-중국의 옛날 이야기, 참 다르네한국에는 <은혜 모르는 호랑이>라는 옛날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사람이 함정에 빠진 호랑이를 구해주자, 호랑이는 자신을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때 마침 여우(또는 토끼)가 지나갔습니다. 사람이 여우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여우는 어떤 일인지 잘 모르겠으니 본래 있던 상황대로 해보라고 했지요. 그래서 호랑이는 다시 함정에 들어갔고, 여우는 사람에게 갈 길이나 가라고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에도 비슷한 옛날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