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에선 홍준표 후보가 56.2%의 득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지난 대선 박근혜 후보가 받은 득표율 86%에 비하면 무려 30%가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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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성주의 현재 정치지형과 정치의식이 어떠했는가 라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영남은 지역주의 구도의 수혜자였다. 과연 성주가 무엇을 수혜 받았느냐 반문할 수도 있지만, 탄압의 대상과 비난의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았다는 점, 대구, 구미 등의 근교로 획득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 등으로 충분히 지역주의의 수혜자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보수당은 지역 조직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부녀회, 농촌청년회, 조기축구회 등등 농민, 여성 청년 단체뿐 아니라 일반 사교, 교양모임에까지 당원들은 녹아들어 있으며, 조직화 되었다고 말함을 넘어서 당조직이 생활밀착형으로 결합을 넘어 통합되어 있다.
이러한 조직력은 농촌공동체의 형태에서 더 강한 결합력을 지니게 된다. 인구의 유입이 거의 없고, 청년세대는 유출 되어가는 상황에서, 농촌 노동력의 근원은 주민들의 결속에서 발생한다. 과거와 같은 전통적인 의미의 품앗이가 남아있으며, 설령 가격을 지불하고 노동력을 부리더라도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환경이다. 이 인적 네트워크의 힘을 빌리고 살아가기 위해선 당조직과 당원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인구유입은 전무하고, 농촌으로 회귀하는 지역청년들의 경험도 군대와 근교의 대구경북지역 정도로 한정되는 상황에서 타당의 지역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도, 동기도 없으며, 군민들이 이러한 비판적 정치사회화에 노출되는 경로도 한정적이다. 경험의 유입이 전무 한 상황에서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보수당이 농촌의 현실을 해결해 줄 수 없고, 줄투표가 여전히 지역을 낙후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진술이 안타깝게도 그곳까지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통신과 교통의 발달이 이러한 변화의 동력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10년 전까지 동네에 케이블이 들어가지 않던 동네, 다른 통신사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는다고 한 통신사를 고집해야 했던 경험이 여전히 남아 있는 동네, 외지인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는 동네, 여전히 5일장이 들어서는 곳, 대부분의 학교가 분교, 폐교가 되어가고 아이가 울지 않는 동네인 곳에서 즉각적인 변화를 이뤄내기에는 아직까지 속도는 느리다.
이러한 교착과 관성이 강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에 지역 중심층인 중·노년층에 쌓인 반공주의 및 지역주의 구도가 있다. 나라가 정한 일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무력감은 점층적으로 쌓인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는 정치혐오도 같이 쌓인다. 성주읍에서 초전면으로 옮겨줬으니 좋다는 신민과 같은 태도는 덤이다. "나라에서 하는 일, 이만큼이나 편의를 봐줬으면 그만해야지"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게다가 주요정당은 지역 현안인 사드에 관하여 모호했다. 이 때문에 관성을 이기고 다른 선택지를 선택할 만큼의 용기를 얻지 못한 것일 테다. 자기 손으로 민주당계를 단 한 번도 찍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신민이라 이야기해도 좋다, 그 비판은 감내해야만 한다.
경북 농촌지역을 '고립'시키지 말아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