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영 집을 찾아가는 골목
팩과함께어린이
일제강점기에 친일매국을 한 사람들 집을 돌아보는 길인데, 이러한 사람들 옛 집터를 돌아보는 데에도 뜻이 있습니다. 이들이 나라를 팔며 휘두르던 무시무시한 권력을 새삼스레 되새기고, 우리가 이 땅에서 새롭게 걸어갈 길을 되짚는 뜻이 있어요.
가재우물을 살피고, 우당기념관을 지나서, 선희궁과 세심대를 살펴요.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또 봅니다. 신교 다릿돌이 오늘날 어디에 있고, 이 다릿돌을 어떻게 찾아냈는가 하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동안 학교 운동장에 있던 돌 조각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죠. 최근에 100년 전 독일 신부들이 찍은 사진 한 장이 발견되면서 운동장 조각들이 신교 다릿돌의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진 거예요. (78쪽)10여 년 전에 찍힌 사진을 보면, 그때만 해도 집이 부서지지 않고 남아 있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때 잘 보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죠. 그런데 건물 아래쪽으로 몇 층의 기단이 보이네요. 꽤 공들여 돌을 깎은 듯하죠. 현진건 선생이 집을 지을 때 깎은 건 아닌 것 같아요. (98쪽)둘째 날은 '창의문 밖 동네'를 걸어요. 이때에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현진건 집 자리를 살핍니다. 현진건 님이 살던 집은 얼마 앞서까지 꽤 멀쩡하게 있었다지만, 그만 헐리고 사라졌다지요. 한국 현대문학을 밝힌 이들 가운데 옛집이 오늘날까지 멀쩡히 살아남은 곳이 매우 드물다는데, 이 가운데 한 곳인 현진건 집은 나라에서도 서울에서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셋째 날은 인왕산을 따라 '한양도성'을 걸어요. 만만할 수 없는 길입니다. 도성길을 걸으면서 성을 쌓은 돌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엿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