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부분 갈라진 세월호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3년만에 인양되어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진 세월호가 수면위로 선체 전체가 부양된 상태로 목포신항으로 이동 준비를 하고 있다. 세월호 선수 부분이 갈라져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르던 지난 23일,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올림머리 미용사'를 불렀다고 한다. 당시 외출은 없었다. 그에 앞서 '세월호 7시간'의 행방은 끝끝내 밝히지 못하던 전직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 수사 당시 자신의 조서를 검토하는데 7시간을 꼬박 들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꼬박꼬박 '골든타임'을 입에 올렸고, 단 한 번도 자신과 청와대가 '콘트롤타워'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리고, 정부와 해수부의 늦장 인양이 두고두고 뒷말을 남기고 있다. 눈치를 본 것은 정부와 해수부지, 홍 지사가 바라는 대로 '특정 세력'이 아니다. 인양을 못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인양을 결정한 정부가 무려 2년 간 업체 선정부터 인양 방식 결정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지지부진 시간을 끌었다는 의혹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홍 지사는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왜 하필 지금에야 인양을 하느냐고? 지금 시점이 대선을 위한 정략적 이용이라고? 다르게 묻자.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했다면, 지금에서라도 세월호가 인양됐을까. 박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지 겨우 5시간 만에 세월호의 인양이 결정된 것이 비단 우연일까.
일반적으로, '정권 눈치보기'를 우리는 '정치적' 판단이라 부른다. '피의자 박근혜'씨의 구속 수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검찰을 두고 국민들은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그럴 때 우리는 '정치적'이란 수사를 붙인다. 지난 2년간 세월호의 인양을 안 했다는 평가를 받는 해수부의 판단 역시 우리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9인의 미수습자와 그 유가족들의 '피눈물'을 외면한 정부와 해수부를, 이제야 태도가 표변한 그들을 쉬이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은 세월호 참사 때문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들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자신의 부정부패와 무책임, 무능력을 염치도 없이 정권 말기까지 끌고 간 때문이다. "좌파에게 정권을 넘겨선 안 된다"는 홍 지사 역시 새누리당을 함께 한 동조세력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우파' 대통령 운운하며 세월호를 다시 입에 올리고 있다. 흡사, 지지율 10% 내외 자기 지지 세력들의 구미에 맞는 말만 내뱉으면 그만이라는 무책임 그 자체 발언들의 연속이다.
바로 오늘(2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앞 해역에서 인양된 세월호가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저기 부식되고 헤진 처참한 외향이었다. 3년 동안 세월호를 할퀴고 헤지게 만든 것은 비단 해수의 파고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 3년 간 구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롯해 일부 정치인과 공무원, 종교인과 언론인, 교수 등 수많은 이들이 쏟아낸 무책임하고 무참한 막말들이 세월호를 더 할퀴었던 것이다. 실제로 세월호 유족들을 할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막말'들이 아니었다면, 세월호는 더 빨리 인양됐을지 모른다.
이제 그만 하시라. 아무리 권력이 좋다한들 그런 식으로 잡은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당장 경남도민들의 민심을 들으시라. 아니, 대선주자 중 비호감도 1위를 달리는 중인 자신을 향한 민심을 돌아보시라. 그리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자신의 뇌물죄 재판을 챙기시라. 그리고 다시는 '세월호'를 입밖으로 꺼내지도 마시라. 그것이야말로 홍 지사가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세월호 3주기' 선물일 것이다. 잊지 마시라. 오는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3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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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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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사고'급 막말 홍준표, '세월호' 입밖에 꺼내지도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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