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제주항 하선을 거부하고 쓰레기만 버리고 간 중국크루즈선
이영섭
사실 대부분의 제주도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중국 여행객들의 도에 넘친 행동들로 피해를 입어온 면세점, 유명 관광지 주변 거주민들의 경우 오히려 중국인이 사라진 것에 적극 환호하는 분위기다. 거리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깨끗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관광객이 사라짐으로써 피해를 보고 있는 도민들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타격이 큰 것은 역시 관련 관광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제주도내에서 중국을 상대로 영업중인 관광업계의 속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제주도에 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중국인들이 소유한 숙박업소에서 잠을 자기에 결국 제주도에 남는 것은 쓰레기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인데, 대표적으로 최근 휴업을 검토하다가 어렵사리 영업유지를 택한 뉴화청국제여행사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업체는 제주도 내에서 중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인바운드 여행사 10여곳의 사실상 소유주다. 제주도에서 중국인 관광예약의 약 70% 이상을 뉴화청 계열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사실상 독점 체제인 셈이다.
이 뉴화청 등 중국계 여행사를 이용해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거의 예외 없이 중국자본과 관련이 있는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결국 관광매출이 다시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다. 국내 관광업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이라 봐야 대기업 계열의 면세점 매출과 중국인 관광객의 동선에 위치한 자영업자들의 매출 정도가 전부다. 사실상 제주 관광업계에 큰 도움이 못 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