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에서 카페 박람회가 열렸다. 저 맥주 푸드트럭 하나 갖고 싶구나
이영섭
제주 순유입인구 감소, 과연 부동산 가격 상승과 난개발 때문일까요즘 제주도에 대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순유입인구(전입 인구수 – 전출 인구수) 감소에 대한 부분이다. 매년 감소하던 제주도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막 제주 이주붐이 시작되던 2012년 1월경이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순유입인구는 2016년 2월 한달 간 17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증가세가 줄어들어 2017년 1월에는 626명을 기록했다. 매월 1000명 이상씩 증가하던 인구가 600명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에 2020년까지 제주 인구 70만명을 꿈꾸던 제주도정이 바빠졌다. 이주민 감소의 원인을 부동산 가격 상승 및 무분별한 난개발, 교통과 쓰레기 문제 등 정주환경 악화 등으로 지목하고 연일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그 동안 늘어나는 인구에 대해 기뻐하기만 할 뿐 이주민에 대한 별다른 지원책은커녕 생활실태조사조차 실시하지 않더니 올 상반기에는 정착주민 생활개선을 위한 전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정확한 통계는 실제 조사기관에서 할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제주 이주민의 감소에 대해서 약간 다른 분석을 내놓고 싶다.
일단 제주도정에서 얘기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난개발, 교통과 쓰레기 문제 등 정주환경 악화는 약간의 영향은 있을지언정 주원인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제주 이주 의지를 꺾는 이유긴 하지만 아직도 서울, 경기 등 대도시권의 부동산이나 전세 보증금으로 제주 이주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분양 물량이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없던 전세 문화가 생겨나 오히려 임대주택을 얻기에는 더 편해지기도 했다. 물론 절대적인 가격이 상승했기에 이에 못 미치는 예산을 짜놓았던 분들은 이주를 포기하기도 하지만 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란 것이다.
난개발과 쓰레기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제주도 이곳 저곳에서는 곶자왈을 파헤치고 리조트 따위를 지으려는 기업들과 주민들 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구좌읍 동복리에 준비중인 새로운 쓰레기 매립장의 건설이 지연되며 생활 쓰레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시내 몇몇 곳은 서울 못지 않게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매일 시달리고 있는 도청과 시청 관계자, 그리고 연일 해당 문제를 보도중인 제주 언론매체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제주 이주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 육지사람들, 예비 이주민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고, 아예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육지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기에 별다른 방해요소가 되지 않는다. 인구 증가세 감소의 원인을 이쪽으로 두면 훗날 큰 오차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