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으로 보이는 산까지 눈으로 덮여있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풍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란 하늘이 있었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안사을
사람의 안전과 숲의 안정을 위해 모든 코스가 열려있지는 않았다. 자작나무가 빽빽히 서있는 풍경을 만난 후 40분 정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의 길이 더 있다. 천천히 산책을 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어느덧 하루의 절반이 흘러있었다.
항상 여행을 할 때 달이 없는 기간을 정해서 가기 때문에 이 날 역시 별이 참 좋았다. 잠들기 전 별 일주 사진을 담기 위해 지도를 뒤졌고, 적당한 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지금까지의 어떤 여행지보다 어둠이 짙었기에 3시간 정도는 렌즈를 열어놓고 싶었다. 오래도록 빛을 기록해도 별들의 움직임만 기록될 뿐, 하늘의 까만 바탕이 망가지지 않을 듯한 어둠이었다.
하지만 결론은, 한 시간 반 정도밖에 열어놓지 못했다. 들개 한 녀석이 차와 카메라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삼각대를 건드리면 한시간이 넘도록 기록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릴 것이 뻔했기에 서둘러 렌즈를 닫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