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8월 4일자 관보에 실린 최성 대선예비후보와 아들 최민씨의 병역사항. 최성 후보는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쳐 임관일과 전역일이 똑같다.
이종호
5공에서 시작 6공에서 끝난 석사장교... "부유층 자제 병역기피 수단" 지적석사장교제도는 전두환 정권(5공화국) 시기인 지난 1984년에 도입된 단기장교 복무제도였다. 석사학위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쳐서 합격한 사람들에 한해 4개월간의 군사훈련과 2개월간의 전방근무를 거치게 한 뒤 소위로 임관함과 동시에 전역시켜주는 병역특례제도였다. 석사장교는 당시 '예비역 사관'으로 불렸다.
석사장교제도의 법적 근거는 '대학원 졸업생 등의 병역특례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다. 지난 1980년 제정된 '자연계 교원요원 확보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개정된 법률인데 지난 1990년 4월 1일 법률 제4157호에 의해 폐지됐다. 관련법률은 지난 1983년 12월 31일부터 1990년 4월 1일까지 유지됐지만 제도는 1992년 말까지 존속됐다. 이에 따라 총 9397명이 혜택을 받아 그만큼의 '예비역 소위'가 양성된 셈이다.
석사장교제도는 카이스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전문연구요원제도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국내연구기관에 일정기간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군복무 혜택(4주의 군사훈련)을 주는 제도가 석사학위자들로 확대한 것이 석사장교제도라는 것이다.
석사장교는 그 대상을 '국내외에서 대학원의 과정을 이수한 자 또는 이와 동등한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로 규정해 국내 석사학위뿐만 아니라 외국의 석사학위도 인정했다. 이로 인해 당시 해외유학파들이 석사장교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석사장교에 선발되면 학사장교와 같은 사관후보생 신분을 부여받았다. 학사장교에게는 3년의 군복무기간이 주어졌지만, 석사장교는 4개월간 3사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2개월간 전방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면 '군복무 끝'이었다. 총 6개월의 기간이 끝나면 소위로 임관함과 동시에 전역했기 때문이다. 총 '6개월짜리 장교'라는 뜻으로 '육개장'이라는 은어까지 만들어졌다.
석사장교제도는 '우수한 인재에게 지속적인 학문연구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시 일반 병사의 군복무기간이 3년이었다는 점에서 '6개월짜리 장교'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일반 병사들 사이에서는 "6개월이면 방위지 어떻게 장교가 될 수 있나?"라는 힐난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에서 석사장교를 '방위장교'라고 비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석사장교제도를 "고위공직자나 부유층 자제의 병역 기피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대표적 병역특례제도"라고 비판한다. 1988년 10월 17일 열린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 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석사장교의 선발은 병무청이 특수 부유층 자제에 대해서 혜택을 베푼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고, 당시 박명철 병무청장으로부터 "석사장교 병역특례제도는 조속한 시일 내에 없애도록 하겠다"라는 답변을 얻어냈다.
석사장교는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장남들 위한 제도였다?특히 석사장교제도가 전두환(5공)·노태우(6공) 전 대통령의 아들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역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史>(2003년)에서 이렇게 기술해놓았다.
"병역특례 제도가 특권층을 위한 수단으로 쓰인 것은 전두환 집권 이후 석사장교 제도가 도입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4개월 훈련에 2개월 전방실습만 받으면 예비역 소위로 제대하는 엄청난 특혜가 있는데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서류를 조작하거나 신검 판정을 위해 뇌물을 쓸 일도 없었던 것이다. 말 많은 이 제도는 전두환·노태우 두 군사독재자의 아들들이 혜택을 본 뒤 1990년 대학원 입학자들을 마지막으로 폐지되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이 모두 석사장교제도를 활용해 군복무를 마친 것은 사실이다. 전재국 현 시공사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노재헌 변호사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각각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다. 흥미로운 사실은 석사장교제도가 시행된 직후 전재국 대표가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쳤고, 노재헌 변호사가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직후에 석사장교제도가 폐지됐다는 점이다. '대통령 아들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의혹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이밖에도 '친박근혜 핵심실세'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소위'가 아니라 '준위'로 전역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무현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던 김현종 한국외대 교수, 저서 <아픈 것이 청춘이다>로 널리 알려진 김난도 교수, 서울대 재학 시절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에 참여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 고전 전 총리의 장남 고진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향해 "생식기만 여성이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던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 등도 석사장교 출신이다.
최성 시장 "특별히 자랑스러울 것도 없지만 특혜-편법 아니었다"최 시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석사장교 군복무와 관련해 "외무고시 합격을 통해 교수가 되려는 꿈이 좌절돼 대학원에 갔다"라며 "이후 석사학위를 받은 뒤에도 계속 공부하기 위해 6개월만 군복무하는 석사장교 시험을 치러 합격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빽을 쓴 것도 아니고 열심히 공부해서 경쟁률 높은 시험을 봐서 들어갔다"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당시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석사장교 제도를 선호했고 활용했다"라며 "결과적으로 5공 때 만들어진 제도의 혜택을 본 것이지만 특별히 자랑스러울 것도 없고, 특혜나 편법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라고 일각의 특혜 시선을 일축했다.
[대선기획취재팀]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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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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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까기 인형' 최성, 정작 본인은 병역특혜 수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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