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2월 4일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선관위 주관 첫번째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휴직 후 유학을 두고도, 공공기관 취업을 외국 유학 발판으로 삼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준용씨는 애초 유학과 취업을 고민하다가 학교도 지원하고 취업도 지원했는데 취업이 된 뒤에 학교에서도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권 이사장도 "준용씨는 평소 결혼한 뒤 부인과 같이 유학가고 싶다고 했는데 국회 일이 터진 뒤로 힘들어 해 유학을 떠나게 된 것"이라면서 "준용씨는 유학을 다녀온 뒤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어 했는데 (특혜 채용 논란으로) 본인도 힘들고 집에서도 그만두라고 권유해 스스로 퇴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준용씨가 자기소개서에 동영상 제작 능력을 수차례 강조했다면서, 동영상 분야 모집 사실을 사전에 내부자에게 전해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철 이사장은 "내부에 정보제공자가 있다면 나나 다른 임직원일 텐데, 나는 문재인 후보 아들 전공이나 학교도 몰랐고 임직원 가운데 준용씨를 알던 지인도 없는 걸로 안다"면서 "문재인 아들이 지원했다는 것도 최종 합격자 명단을 보고 알았다. 3급 이상은 내가 직접 면접하지만 4급 이하는 간부급이 면접하기 때문에 나는 지원한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권 이사장은 "준용씨가 평소 구직 활동을 하면서 워크넷을 자주 들어왔는데, 워크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서 나도 (그 일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은 당시 고용정보원 일반직 5급 급여 수준이 연 3400만 원 정도로, 대기업 평균 연봉 3000만 원보다 높은 '꿈의 직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3400만 원은 성과급까지 포함한 것이고 5급 급여는 연 3000만 원 내외"라면서 "당시 인크루트에서 조사한 대기업 대졸 평균 초임이 기본급+상여금 3000만 원 수준인데 같은 기준으로 보면 우린 2500만 원 정도여서 중견기업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직 5급을 종종 사무관급 공무원인 5급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고용정보원에서는 최하 직급인 6급보다 한 단계 높은, 대졸 신입 말단 호봉이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일반 5급은 공무원으로 치면 9급 수준에 해당하고, 민간회사로 치면 대졸 공채 신입사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준용 제작 동영상'은 해프닝... 7개월 뒤 동영상 분야 모집엔 26명 지원당시 새누리당은 준용씨가 동영상 제작 관련 프로그램 자격증도 없고, 준용씨가 만든 동영상도 수준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새누리당에서 공개한 동영상은 외주 제작 영상으로 밝혀졌다.
권 이사장은 "준용씨가 만든 게 아니었다. 고용정보원에서 모든 동영상을 한 사람이 만드는 건 불가능해 동영상 제작은 모두 외주를 맡기고 있다"면서 "준용씨는 동영상 제작 경험자로서 동영상 품질과 제작 단가를 관리하는 업무를 했지 직접 동영상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2007년 2월 건국대 시각디자인과(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 전공) 졸업 예정이던 준용씨는 이미 애경, CJ미디어, LG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주최한 광고 공모전에서 3차례 수상했고, 실무영상 제작 능력과 각종 전시회 기획과 참가 경력을 갖추고 있었다. 새누리당에서 영어 능력을 문제 삼기도 했지만 준용씨는 당시 300점 만점인 토플(CBT)에서 250점을 받았다. 677점 만점인 요즘 PTB 기준으로는 600점대 고득점이다. 기본 '스펙'은 갖춘 셈이다.
하지만 준용씨 채용 이듬해인 2007년 6월 공채 때는 동영상 분야에서 1명 모집에 26명이 지원했다. 이때는 '웹기획, 웹프로그래머, 웹마케팅'과 같이 모집 분야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만약 준용씨가 이들과 경쟁했어도 합격할 수 있었을까?
권 이사장 자신도 "그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2006년 말에는 고용정보원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2007년, 2008년쯤 유명해졌다"고 밝혔다. 고용정보원 출범 초기인 2006년 3월부터 워크넷에 상시채용공고를 냈지만 1개월 동안 지원자가 2명에 그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특혜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드러났어야"권재철 이사장은 "2007년 노동부 감사에 이어 이명박 정부 때도 특별감사를 진행했지만 (준용씨 채용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내가 채용 장사하고 지인 부탁으로 자격 없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했다면 직원들부터 반대했을 거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0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거치면서 직원들 입에서 무슨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청년이 공공기관에 들어가고 싶어 했고 (워크넷에) 동영상이 가장 많아 지원하게 됐다. 누구나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으면 계속 찾아보질 않나. 이 일로 누가 피해를 봤나? 나나 문재인 후보가 피해를 봤나? 준용씨만 피해를 봤다."문준용씨는 파슨스 스쿨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강사이자 프로그래머,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비롯해 브라질 FILE 페스티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등 국내외 행사에 전시됐다. 적어도 아버지를 둘러싼 '특혜 채용' 논란에서 자유로운 직업을 찾은 셈이다.
[대선기획취재팀]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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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아들 특혜 의혹, 당시 고용정보원장에게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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