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참석한 김창종 재판관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한 가운데 이정미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공개변론이 열렸다. 김창종 헌법재판관.
권우성
[특별취재팀] 안홍기, 선대식, 김성욱, 배지현, 김도희
최근 대통령 탄핵 각하설이 나돌고 있다. '찌라시'에는 헌법재판관 4명이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재판관의 이름은 나오진 않지만, 이념적 성향을 감안하면 김창종 재판관의 이름이 제일 먼저 언급된다.
김창종 재판관은 8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성향으로 평가된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2014년 4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헌법재판관들의 표결로 이념적 성향을 분석한 결과, 김창종 재판관이 가장 보수적이었다.
경북 구미 출신인 그는 평생 대구·경북 지역을 떠난 일이 거의 없다. 대구에 있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대학원에서 공부했고, 1985년 9월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이래 대구·경북 지역의 법원에서만 일했다. 2012년 8월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헌법재판관에 지명된 후에야 서울로 올라왔다.
김창종 재판관은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9월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 견해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이분법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 "나름대로 소신은 있지만,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재판관은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질문에 "군사적 동원에 의한 비정상적인 정권..."이라고 말했다가, 곧 "제가 쿠데타라고는 단정 짓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가장 보수적인 재판관, 질문은 날카로웠다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김창종 재판관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김 재판관은 17차례 변론에서 이뤄진 26차례의 증인 신문에서 단 2차례만 입을 열었다. 이는 조용호 재판관과 함께 가장 적은 횟수다.
그렇다면, 질문 내용은 어땠을까. 지난 1월 19일 7차 변론에서 김 재판관은 최순실씨에게 단순 참고용으로 정부 인사 문건을 보냈다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인사 문건을 보내준 뒤, 당초 내정된 인사가 교체된 배경을 캐물었다. 최순실씨가 인사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김 재판관은 또한 1월 12일 4차 변론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증언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적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영선 행정관이 박근혜 대통령 수행업무를 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으로 읽힌다.
김창종 재판관의 이념 성향을 근거로 그가 탄핵 기각·각하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질문을 뜯어보면 이 같은 주장은 탄핵 반대 세력 쪽의 희망 사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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