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설악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오색마을(법정리로는 오색1리)에서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회의 진행자가 그룹 토의를 이끄는 토론 기법) 방식으로 누구나 부르기 좋은 마을이름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때 다양한 안들이 나왔는데 그 중 치마석마을과 바람꽃마을 두 안이 최종까지 격론을 벌였다. ▲너도바람꽃학명이 로 지정된 너도바람꽃은 설악산을 포함한 중부 이북과 지리산, 덕유산에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생 식물중 하나다. 특성을 설명한다면 우선 생육환경은 산지의 반그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키는 10~15㎝ 정도다. 잎은 길이 약 3.5~4.5㎝에 폭 4~5㎝이고 깊게 3갈래로 나누어지며 양쪽 갈래는 깃 모양으로 다시 3갈래로 갈라지는데 꽃ㅇ; 피는 2~3월엔 담자색이다. 꽃은 흰색으로 꽃자루 끝에 한 송이가 피며, 지름은 약 2㎝ 안팎이다. 꽃이 필 때는 꽃자루에 꽃과 자주빛 잎만이 보이지만 꽃이 질 때 쯤 녹색으로 바뀐다. 열매는 5~6월에 열린다.정덕수 치마석은 오색1리 2반에 있는 치마바위 이야기다. 이 바위 안쪽에 샘이 있어 이를 관광자원화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을 노인 몇 분의 제안이었다. 바람꽃마을은 마을 도처에 피는 다양한 들꽃들을 연상시킬 수 있으니 마을 모두를 아우르기에 가장 적합한 명칭이라는 주장이었다. 토론과정에서 이미 치마석은 그 바위 아래서 샘이 나온다며 '치마 속'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있었다. 오색1리가 5개 자연부락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치마석이 자연부락 한 곳의 명물이랄 수는 있어도 전체를 대표하는 이름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 또한 있었다.그리고 바람꽃마을로 이름을 지었을 때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의 지리적 특성과 자연환경을 널리 알릴 수 있으며, 더불어 자연과 공존하는 청정지역의 이름으로 적합하다는 취지의 설명이 덧붙여졌다.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토론에서 마을 이름을 확정하지 못했다. 너무도 첨예한 대립 상태라 자칫 나중에 마을의 친목까지 망가지게 될 우려 때문이었다. ▲바람꽃▲ 바람꽃 학명이 인 바람꽃은 설악산의 해발 1,000m 이상 지대에서 발견되는데 흘림골과 공룡능선, 용아장성, 대청봉이 대표적인 자생지다. 대청봉은 온천과 약수터가 있는 오색2리에서 등산로가 개방되어 있으나 원칙적으로 주소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1리에 속한다. 지난해 6월 25일 대청봉에 올라 촬영한 바람꽃이다. ⓒ 정덕수정덕수 그런데 이때 많은 이들이 "바람꽃이 무엇이냐"고 할 정도로 도처에 피는 바람꽃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양양군 지역에서 아직 숲바람꽃과 변산바람꽃, 만주바람꽃, 나도바람꽃은 만나지 못했으나 그 외 다양한 종류의 바람꽃을 2월 하순부터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대표적으로 흘림골로 일컬어지는 등선대와 설악산 주봉인 대청봉에 지천으로 피는 바람꽃이 있다. 또한 너도바람꽃이나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등 다양한 바람꽃 속의 꽃들이 봄부터 초여름까지 핀다. 예전 가요에 '아네모네'가 있다.아네모네는 피는데아네모네는 피는데아련히 떠오르는 그 모습 잊을 길 없네해가 떠도 달이 떠도 가슴깊이 새겨진떠나간 그 사람을 변할 길은 없는가 이슬에 젖은 꽂송이아네모네는 피는가별빛에 피어나서 쓸쓸히 짚을 푸리라마음 받쳐 그 사람을 사모하고 있지만떠나간 그 사람을 달랠 길은 없는가.이 노래를 기억하느냐 물으니 많은 주민들이 안다고 했다. 아네모네는 알고 있으면서 이 꽃들을 외국의 꽃으로만 기억하고 있으니…바람꽃의 학명이 <Anemone narcissiflora L.>이다. 물론 너도바람꽃이나 홀아비바람꽃 등은 각각의 고유한 학명이 있다.이른 봄 피는 꽃들 가운데 복수초와 얼레지, 괴불주머니, 현호색과 같은 눈에 쉽게 띄는 꽃이 아니곤 사람들 주목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흰색의 꽃들은 채 녹지 않거나 4월까지 내리는 눈 탓에 더욱 그렇다.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주어진 환경에 따라 비슷한 시기라 해도 며칠간의 차이를 두고 너도바람꽃을 만날 수 있다. 오색1리와 오색2리에서도 10여 일의 차이를 두고 바람꽃을 만날 수 있고, 기후에 따라 매년 피는 시기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 정덕수정덕수 너도바람꽃은 정말 찬찬히 살펴보지 않고는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어쩌면 "참 곱다"는 범주에 집어넣기엔 너무도 작은 탓이겠다. 하지만 무릎을 접고 고개를 숙여 꽃에 시선을 맞추었을 때 비로소 너도바람꽃이 지닌 참다운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바람꽃마을로 정하자는, 그리고 설악산 바람꽃마을로 어떻겠느냐는 제안 자체를 반대한 이들이 이제라도 생각이 바뀌었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설악산 #양양군 #바람꽃 #너도바람꽃 #아네모네 추천19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6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정덕수 (osaekri) 내방 구독하기 트위터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더 많이 느끼고, 그보다 더 많이 생각한 다음 이제 행동하라. 시인은 진실을 말하고 실천할 때 명예로운 것이다. 진실이 아닌 꾸며진 말과 진실로 향한 행동이 아니라면 시인이란 이름은 부끄러워진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폭설 대란 낳은 부실행정? 강원도 주민들은 행복했다 구독하기 연재 강원도여행 다음글401화눈부신 자작나무들이 쫙~ 여기가 강원도라니... 현재글400화아네모네는 알면서 바람꽃을 모르다니... 이전글399화[모이] 아찔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추천 연재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어쩌면 우리의 장례이야기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최병성 리포트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SNS 인기콘텐츠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5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아네모네는 알면서 바람꽃을 모르다니...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402화"왜 외국인이랑 결혼했어? 저 사람이 부자야?" 401화눈부신 자작나무들이 쫙~ 여기가 강원도라니... 400화아네모네는 알면서 바람꽃을 모르다니... 399화[모이] 아찔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398화어린 시절 추억으로 먹는 동치미막국수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